주식시장 투자전략
국내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여전히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은행은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 흐름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주 국내 증시에서 5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미 연준의 6월 FOMC 에 대한 우려와 함께 보다 본질적으로 국내 경기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교역 대상국 수·출입 안정 국면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부담 완화 기대
우선 미 연준의 FOMC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경기 회복세 강화와 4분기 이후 인플레이션 정상화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6월 FOMC 에서의 스탠스 변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미 기존에 비해 연준의 금리 인상 과정이 신중하고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 과거 경험들을 비추어 봤을 때 경기 회복을 수반한 금리 인상은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 있어 긍정적인 소재로 작용했다는 점, 글로벌 전체의 유동성 관점에서 보았을 때 ECB, BOJ, PBOC 등의 유동성 공급 지속에 따라 형성된 유동성 환경이 완충 작용을 해준다는 점 등이 실질적으로 큰 충격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지역에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움직임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엑소더스라고 부를만한 자금 이탈이 진행되기 보다는 경계감이 표현되는 수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사실 한국은행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25bp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효과가 없는 듯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여러가지 대내외 변수들에 의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자극시키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경기와 관련해 하반기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상반기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수출 부문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5월 수출이 -10.9%의 두 자리 수 감소까지 기록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주요 교역 대상국을 중심으로 보면, 우선 미국은 지난 주 12일 발표된 미시건대 소비자 신뢰지수가 94.6을 기록하면서 전월치(90.7)와 컨센서스(91.2)를 모두 큰 폭으로 상회했다. 그리고 보다 앞서 발표된 소매판매도 전월 비 1.2%로 직전 월 수정치인 +0.2%를 크게 상회했다. 최근 고용 및 임금 지표의 상승세가 확인되며 소비 경기 회복의 연속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또, 최근 자료를 통해 언급했던 바와 같이 기업의 투자 경기가 회복될 조짐(ISM 제조업 지수의 회복, 비 거주용 건설 지출 증가세 등)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수입 수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유럽의 경우도 소비와 투자 부문이 모두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전체의 1분기 투자(고정자본형성)은 전 분기 대비 +0.8%로 컨센서스(+0.6)와 전 분기(+0.4)를 모두 상회했고, 가계 소비는 +0.5% 증가해 전 분기 +0.4%를 상회했다.
중국 역시 하반기 경기가 기존에 비해 개선될 것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8일 발표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2.5%로 여전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전월의 -6.4%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경우 연초 보다는 연 중반 이후에 투자 활동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최근 발개위, 국무원 등에서 다수의 투자 계획들이 신규 승인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투자경기 역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주요 교역 대상국들의 경제 지표들이 개선될 조짐들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국내 수출 경기 역시 긍정적인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내수 측면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 하에서 메르스의 확산으로 인해 내수 경기 및 해외 여행객의 소비 경기 위축까지 진행되면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내수 부문에 있어서는 정부의 추경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 정부가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기대의 영역에 속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 추정치를 발표했는데, 6월 말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경우 GDP 손실액은 4.4조원으로 연간 GDP를 -0.26%감소 시키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8월 말 종결을 가정할 경우, GDP 손실액은 20.1조원, 성장률로는 -1.31%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6월 중순임에도 메르스가 여전히 제어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이를 메우기 위한 추경의 당위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조금 다른 측면에서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조하는 차원에서도 추경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대응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있었던 G20 회담에서 발표된 코뮤니케를 보면, G20 국가들은 정책을 통해 성장목표 달성을 지원할 투자 환경 개선, 효율적 인프라 투자 육성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GIH 라는 상설기구를 운영하는 한편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9월 G20회의까지 마련하여 공유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IMF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재정 지출 여력은 전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최상위권(노르웨이에 이어 2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OECD는 한국이 2014년 까지 5년 연속 재정 흑자를 기록했고, 이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국가는 34개 회원국 중 노르웨이와 한국, 스위스뿐인 것으로 지난 8일 발표했다.
국제 사회의 관심사가 점차 통화정책에서 재정 지출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 정부는 이미 지난 4월 16일 G20이 글로벌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해 상설 기구로 운영하기로 한 GIH에 20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국제 사회의 정책적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충분한 제정 지출 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하더라도 추경과 같은 재정 측에서의 움직임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결론적으로 우리 수출 경기와 관련된 주요 교역 대상국들의 경기 모멘텀이 향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추경 편성에 대한 논의들이 구체화됨에 따라 내수 부문에 대한 우려도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하반기 경기에 대해 과한 우려를 가져갈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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