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통사 요금전쟁, 대세는 데이터…음성 유무선 제한도 풀렸다
무선뿐 아니라 유선까지 음성통화 사실상 ‘프리’
2주 만에 가입자 201만명 이동…수익성 기준점은
이번에 이동통신사들이 들고 나온 카드는 음성통화를 유무선 제한 없이 풀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휴대전화끼리의 무선 음성통화는 제한이 풀린 지 오래이나 이제는 일반 유선전화까지도 제한을 두지 않게 된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은 있었다. 그러나 요금제 가격이 초기 10만 원부터 현행 6~7만 원대로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보다 낮은 가격대에서도 유무선 음성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 특징이다.
출시 순서 상관없이
가입자 쏠려
처음 유무선 음성통화의 빗장을 푼 것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9일 밴드 데이터 요금제로 유무선 무제한을 선언했다. 이 요금제는 29요금제부터 100요금제까지 유무선 음성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해당 요금제는 출시 첫날에만 가입자 15만 명을 모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같은 달 15일 내놨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개편해 유무선 무제한의 길에 동참했다. 원래 이 요금제는 휴대전화끼리의 무선 음성통화만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새 요금제가 이슈를 모으자 이에 자극받은 LG유플러스도 유무선 무제한을 요금제 전 구간으로 늘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를 장식한 것은 KT다. 지난 1일 KT는 앞서 출시했던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무선뿐 아니라 유선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타 통신사처럼 KT 역시 599요금제부터 적용했던 유무선 음성통화를 가장 낮은 요금제인 299요금제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사실 KT는 가장 먼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장 늦게 유무선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뒤늦게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반대로 SKT는 데이터 요금제를 가장 늦게 출시했음에도 유무선을 한번에 결합함에 따라 선두를 달리게 됐다.
부가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 지속
실제로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관련 데이터 요금제를 가장 늦게 출시했는데도 2주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앞서 언급했듯 밴드 데이터 요금제 출시 당일에만 15만 명이 몰린 데다 입소문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지난 4일 기준 가입자 106만 명을 찍은 덕이다.
이어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가입자 60만 명을 모았고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가입자 35만 명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통신 3사 가입자 수를 모두 합치면 총 201만 명으로 오랜만의 호황을 누린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기존처럼 음성 사용량에 따라 구간별로 상품을 나누는 시대는 막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통신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음성에서 발생하던 수익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추가 데이터와 옵션에서의 마진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이번 요금제 출시는 요금제 선택 기준이 음성통화량에서 데이터로 완전히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제는 데이터와 부가서비스 전략으로 차별화하는 것만이 가입자들에게 어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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