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성급부터 라이프스타일까지…신동빈 회장의 호텔 사랑

롯데의 뉴욕 맨하탄 호텔 인수가 가지는 의미

2015-06-09     김나영 기자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롯데그룹이 최근 면세점에 이어 호텔 사업에서도 가열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글로벌 호텔로의 도약을 천명한 롯데는 이번에 뉴욕 맨하탄에 있는 호텔을 인수함으로써 미국 본토까지 발을 넓혔다. 앞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러시아·괌 등지에 호텔을 세웠던 롯데가 본격적으로 전 세계 시장 공략 의지를 불태우는 것이다.

지상 55층 규모 럭셔리 랜드마크미국 본토 첫 진출
로컬에서 글로벌로2018년까지 아시아 톱3 브랜드 목표

롯데그룹은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 맨하탄에 있는 더 뉴욕 팰리스 호텔(The New York Palace Hotel)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8500만 달러(9000억 원)로 오는 8월 말까지 인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호텔브랜드가 뉴욕 맨하탄 중심가의 호텔을 사들인 것은 롯데가 최초다.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은 지상 55층에 총 909개의 객실과 23개의 연회장으로 이뤄진 뉴욕의 대표적인 럭셔리 호텔이다. 맨하탄 미드타운 매디슨 에비뉴라는 위치 특성상 센트럴파크, 타임스퀘어, 카네기홀 등 뉴욕 주요 관광 명소로의 접근성이 돋보인다.

인지도 면에서도 뉴욕의 수많은 호텔을 제치고 한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나다. 이미 세계 각국 정상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명사들이 뉴욕에 가면 머무르는 호텔로 잘 알려져 있다. 얼마 전에는 미국 인기드라마 가십걸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133년 전에 세워진 이 호텔 건물은 철도왕 헨리 빌라드의 고급 주택인 빌라드 하우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1982년 뉴욕 최고 부호인 해리 헴슬리가 헴슬리 팰리스 호텔로 개조했고, 1993년 브루나이 국왕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더 뉴욕 팰리스 호텔로 이름이 바뀌게 됐다.

젊은 시절 맨하탄에서 수학한 신동빈 회장 역시 뉴욕의 랜드마크로서 이 호텔이 갖는 상징성을 크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100년 이상의 오래된 역사적 의미를 지닌 아름다운 건물로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는다는 점 역시 신 회장의 결단을 굳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타 계열사들도
미국으로 모여들어

이번 인수를 통해 롯데호텔은 국내 호텔브랜드 최초로 뉴욕 맨하탄 중심가에 호텔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롯데는 기존 동남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도 인지도를 넓혀나가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롯데호텔은 2010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 미국령 괌에 잇달아 호텔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호텔도 인수한 바 있다.

현재는 중국의 심양, 옌타이, 청두와 미얀마 양곤에 호텔을 건설하는 중이다. 이는 국내 로컬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리딩 호텔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한편 그룹 내 타 계열사들도 이 같은 미국 진출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2011년 미국 앨라바마주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생산설비를 건설해 운영 중이다. 또 지난해 2월에는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으로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 플랜트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롯데호텔이 지난해 미국령 괌에 진출하기 전인 2013년에는 롯데면세점이 세계 최대 면세점인 DFS(Duty Free Shoppes)그룹을 따돌리고 괌 국제공항에 진출했다. 이는 국내 면세사업자 최초로 외국공항의 전체 면세사업 운영권을 따낸 사례다.

현재 15개 운영
향후 11개 추가

이 같은 롯데호텔의 목표는 3년 내 아시아 톱3 호텔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설과 규모 면에서의 발전뿐 아니라 전 세계 롯데호텔에서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역시 포함된다.

이미 국내에서는 롯데호텔이 확실한 로컬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1979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개관을 시작으로 1988년 잠실 롯데호텔월드, 1997년 롯데호텔부산, 2000년 롯데호텔제주, 2002년 롯데호텔울산을 차례로 개관했다.

더불어 2009년에는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을 론칭하며 같은 해 서울 마포와 2011년 김포공항에 각각 호텔을 열었다. 2013년과 지난해에도 롯데시티호텔은 제주시를 비롯해 대전시, 서울 구로 등으로 지역을 확장했다.

올해 롯데호텔은 이달 롯데시티호텔 울산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롯데시티호텔 서울 명동, L7 명동을 개관할 예정이다. L7은 롯데호텔의 새 호텔 브랜드로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분위기를 통해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을 겨냥할 전망이다.

게다가 곧 123층 규모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부산 해운대에 각각 6성급 호텔을 짓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롯데호텔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국내 10, 해외 5개 등 총 15개 호텔에 향후 예정된 국내 6, 해외 5개 호텔을 합해 총 26개 호텔을 거느리게 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2018년까지 전 세계 거점 지역에 체인호텔을 두는 아시아 톱3 호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타 글로벌 호텔브랜드인 샹그릴라, 페닌슐라, 만다린 오리엔탈 등과도 경쟁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