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ot ISSUE] 프리 아나운서 종편 행, 어떻게 봐야 하나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지상파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은 정말 독이 든 성배일까. 안정된 공중파 방송국을 나와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프리랜서는 이들에게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종합편성 채널 출범, 케이블 방송 활성화 등 방송계 흐름 변화가 오히려 프리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에겐 도약의 기회가 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방송계에는 일명 ‘아나테이나(아나운서+엔터테이너)’ 열풍이 불었다. 예능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나운서들이 늘면서 이들을 보는 대중의 시선도 달라졌다. 엄숙하고 진중한 분위기만을 내세우던 예전과는 달리 친근한 인간적 면모를 풍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숙하면서도 맛깔 나는 진행능력에 러브콜이 잇따랐다.
김성주, 전현무, 박지윤, 오상진은 ‘4대 천황’이라 칭해지며 최근 가장 잘나가는 케이스로 꼽힌다. 이들은 ‘깐족’, ‘밉상’, ‘욕망 아줌마’ 등 자신만의 캐릭터를 살려 예능감 있는 MC로 인기 행보를 걷고 있다. 이들은 종편과 케이블 채널에서 적게는 2~3개, 많게는 9개까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오상진은 MC활동과 더불어 연기자로 변신해 브라운관과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외에도 손범수, 진양혜, 정은아, 김현욱, 유정현, 김은혜, 오영실, 최은경, 김성경, 최윤영, 문지애, 김경란, 오정연 등이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편 4사에서 활동 중이다.
지상파 아나운서들의 종편 행을 두고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한쪽에서는 자본주의 논리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편파적이고 부족한 실력의 종편 아나운서의 단점을 프리 아나운서들이 채운다는 것이다. 그간 과장되고 격양된 종편 아나운서들의 방송이 불편하다는 시청자 지적이 잇따랐다.
반면 빈번한 출연이 식상하다는 측도 있다. 특정인들에 인기에 기대어 비슷한 프로그램만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겹치기 출연의 이면에는 프리 아나운서들의 대형 연예 매니지먼트 행이 있다. 오롯이 혼자 활동하던 과거의 프리 아나운서들과는 달라진 풍토다.
수익배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방송활동을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방송사가 연예 기획사의 입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최근 들어 SM C&C, 코엔스타즈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앞장서 프리 아나운서 영입에 나서고 있다.
현재 SM C&C에는 전현무, 오정연 등이, 코엔스타즈에는 최은경, 정지영, 배지현 등이 있다. 프레인TPC는 오상진과 문지애를, 초록뱀주나E&M은 이지애, 최희, 공서영 등을 영입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MC의 몸값은 점차적으로 오르는 추세고 겹치기 출연도 용의하다”며 “반면 ‘저비용 고효율’ 프로그램인 예능을 진행할 MC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 아나운서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높은 인지도와 연예인에 비해 영입 조건도 까다롭지 않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