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싱크홀] 너비만 100m·40년 동안 불 타오르는 곳도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싱크홀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우리나라서 발견되는 싱크홀은 실제 싱크홀이라기 보다 도로 함몰·침하 상태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외국에서 발견되는 싱크홀은 그 규모와 크기에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많다.
큰 규모의 싱크홀로는 러시아 야말 지역서 발견된 것이 단연 눈에 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에 따르면 호수 옆의 이 싱크홀은 분화구 모양으로 뻥 뚫려 있고 그 너비가 무려 100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싱크홀이 발생한 ‘야말’은 러시아 서쪽 시베리아에 위치한 반도로 현지 토착민의 언어에서 지역 명칭을 따왔다. ‘야말’은 ‘지구의 끝’이라는 의미로 이곳은 겨울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지고 태양도 거의 볼 수 없는 극한의 환경으로 악명 높다.
러시아에서는 야말 지역 외에도 시베리아 타즈 반도와 타이미르 반도에서 각각 직경 15m와 4m의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됐다. 이 초대형 구덩이들이 생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러시아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 싱크홀이 다수 생긴 원인에 대해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가스를 머금은 소금층이 압력을 받아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2월 중남부 버킹엄셔 지역에서 땅이 꺼져 가옥 11채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지름 60m, 깊이 30m의 초대형 싱크홀이었다. 브라질 북부마을에선 싱크홀로 300여명이 집을 잃기도 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의 대학 캠퍼스에서는 지름 13m, 깊이 13m의 거대한 웅덩이가 생기기도 했다.
한편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 인근의 사막에는 ‘다르자바’ 싱크홀이 있다. ‘다르자바’는 아슈하바트에서 북쪽으로 260km 떨어진 카라쿰 사막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다르자바는 1971년 처음 발화한 이후 4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꺼지지 않고 불타고 있다. 불구덩이 안의 온도는 무려 1000℃나 돼, 말 그대로 ‘지옥의 문’이라 불린다.
현재 지름 70m에 달하는 이 불구덩이는 사실 인공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1971년 구소련의 지질학자들이 이 일대의 매장된 천연가스를 채굴하기 위해 굴착기를 사용하다 작업 중 지반이 붕괴하면서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 이 때문에 구멍에서 유독가스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불을 붙였으나 며칠 만에 꺼질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오늘날까지 타고 있다. 싱크홀 대신 분화구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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