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다시 돌아온 명품 보컬 가수 권인하, 진한 그리움으로 청중을 흔들다

2015-05-04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을 비롯해 ‘일밤 복면가왕’에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가창력으로 회자되는 가수가 있다. 그는 다름 아닌 영화 ‘비오는 날의 수채화’ OST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전통 라커 권인하다. 다시 가수의 길을 이어가기 위해 대중 앞에 나서게 됐다는 그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앨범을 발표하며 가요계를 떠난 지 14년 만에 다시 돌아온 가수 권인하는 오는 25일까지 시대별 대표 가요들로 구성된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통해 무대에서 직접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극중 남자주인공 춘호 역에 더블 캐스팅 돼 자신만의 짙은 음색으로 관객들을 청춘시절 추억에 젖어들게 하고 있다.

권인하는 지난달 28일 서울 정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난 자리에서 “공연은 한 달정도 연습을 했다.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옛날에 (뮤지컬을) 했었지만 다시 앨범내고 노래하려고 뛰어다니고 있는데 우연한 기회가 닿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뮤지컬이 열악하잖아요. 일반 무대하고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같이 호흡 맞추는 사람들이 좋았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다”면서도 “스트레스가 많지는 않지만 무대가 좀 작아서 디렉션이 짧아 이해하기 쉬운데 옷 갈아입는 시간이 촉박하다. 그런 게 아직 서투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권인하는 “성격상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는다. 실제 공연이 한두 차례 지나가면 익숙해질 것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때문일까 권인하는 자신의 가족들도 공연이 시작되고 1~2주 뒤쯤 보게 될 것 같다고 귀뜸했다. 가족이 오면 더 긴장을 한다며 공연 뒤 아들놈이 입바른 소리를 하니깐 부담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전히 무대에 대한 열정이 큰 권인하지만 10여 년 전 돌연 마이크를 내려놨다.

“가수를 그만둘 때의 심정은 ‘이거 그만해야지. 먹고 살 것 없겠냐’하는 마음이었다”면서 “2000년을 살짝 넘어가면서 내가 지금 뭐가 되자고 발버둥을 치는지 고민했다. 내가 생각했던 내 가치가 기대치에 못 미쳤다. 관두고 다른 것을 해도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해 비즈니스 쪽으로 갔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오랜 동료인 가수 강인원씨와 얘기를 하면서 다시 가수의 길로 오게 됐다며 그는 누누이 자신이 “교만했다. 이제야 철이 들었다”는 말로 그간의 복잡했던 심경을 대신했다.

그는 “음악을 관둔 건 다른 거 하면 된다는 교만함 때문에 접을 수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해 초부터 강인원 씨하고 곡 작업을 시작했다. 아직 가수로서 갈 길이 더 있는데 산 정상은 커녕 포기한 꼴이 됐다는 생각에 나머지를 다시 올라가자”는 마음으로 새 음반을 발표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다시 가수의 길에 접어들면서 마음도 바뀌고 인생이 즐거워졌다는 그는 “지난해 말에 30여 년을 아는 친구들과 시작하면서 예전에는 프로그램 잡을 때 하나하나 따졌지만 지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잡으라’라고 말한다”면서 “매니저가 하자는 대로 한다. ‘스케치북’도 ‘불후의 명곡’도 ‘복면가왕’도 하게 돼 즐거웠다”고 최근 근황을 설명했다

요즘 자신의 행보에 주변에서 우려도 있지만 “내일 모레 60인데 거기 설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후배들이 내 나이를 대충 아는데 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보면서 제 소리가 나오는 것에 놀란다”면서 “요즘 30대 초반까지는 권인하를 모른다. 그 덕에 젊은 친구들에게 회자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여전히 가수로서 잘 싸워나갈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인하는 “불후의 명곡에서는 나얼에게, 복면가왕에서는 여자출연자에게 졌는데 대중의 선택이니깐 존중한다”면서도 “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표현하는 방식이 젊은 사람들에게 좀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계속 하다 보면 서서히 익숙해질 될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여름 새로운 디지털 음원을 발표할 계획인 권인하는 “올 가을부터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당분간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을 만날 것이고 가수 윤종신처럼 매달 한 곡씩 발표하고 싶지만 일정이 바빠지는 것을 감안해 고민하고 있다”며 “욕심을 내기보다는 모든 게 순리대로 주어지는 것에 최선을 다해 소화해내고 싶다. 다시 교만해질 수 있으니 뭐든지 오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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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은세계씨어터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