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 꼼수로 가격 올리기?
2015-05-04 강휘호 기자
내용물 추가·교환 비용은 소비자 몫…고객이 봉?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프랜차이즈 커피빈이 유독 비싼 커피값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해 높은 커피값을 받고 있는 커피빈은 내용물 추가·교환 때도 추가금을 부과해 원성을 사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서비스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양한 지적 속에서 커피빈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소비자 만족도 최하위…개선 대책 전무한 실정
사측 “만족도 높이기 위해 최선 다할 것”
기본적으로 커피빈은 높은 가격으로 유명하다. 기본 음료인 아메리카노가 한 잔에 4500원으로 스타벅스·탐앤탐스·이디야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체 중 가장 비싸다. 카페라떼 역시 5000원으로 가격이 가장 높다.
당연히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비판이 나오는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커피빈코리아가 지난해 임차료와 인건비 인상을 근거로 모든 음료의 가격을 200∼300원 올린 데 대해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소비자협의회는 인상 요인으로 지목된 인건비와 원재료 등이 각각 0.5%포인트, 1.6%포인트 하락한 점을 들어 “커피값 인상 이유가 없음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계속 가격을 인상한다면 소비자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전히 이러한 분위기가 만연하지만 커피빈은 높은 가격정책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모습이다. 특히 기본 커피값에다가 내용물을 추가하거나, 교환할 때 역시 여타 브랜드보다 비싼 값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카페라떼를 주문할 때 원재료인 우유 대신 두유로 교체하면 추가비용 500원이 발생한다. 대신 사용되지 않은 우유값은 돌려주지 않는다. 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타 브랜드는 추가요금을 받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된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파스쿠찌, 투썸플레이스 등에서 우유를 두유로 교체할 경우 비용을 따로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왜 커피빈만 추가 비용을 받는지 모르겠다. 소비자들에게 모든 값을 전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에스프레소 샷 추가나 시럽, 파우더, 휘핑크림 등의 엑스트라 주문도 다른 곳보다 가격이 비싸다.
커피빈은 시럽, 파우더, 샷 등을 추가 주문할 경우 700원의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통상 500원~600원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비싼 편이다.
종합해보면 기본 커피 가격도 시중 최고인 동시에 엑스트라 주문도 최고 가격인 셈이다. 이곳저곳에서 “커피빈은 지나친 가격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장마다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같은 브랜드인데 매장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라는 설명이다. 엑스트라 중 하나인 파우더의 추가 과금 여부가 일괄적이지 않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실제 커피빈은 매장별로 엑스트라 추가비용 700원을 받는 곳도 있고 받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커피빈의 전국 모든 매장을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소비자들의 불만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2월 연매출 기준 점유율이 높은 7개의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소비자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대상 7개 업체는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이디야,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커피빈, 탐앤탐스 등이었다. 커피빈은 이 조사에서 최하점을 기록해 소비자만족도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7개 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 평균은 3.70점(5점 만점)이었다. 업체별로는 이디야커피가 3.75점으로 가장 높았고, 스타벅스와 할리스커피가 각각 3.74점으로 뒤를 이었다. 커피빈과 탐앤탐스는 각각 3.64점으로 최하위에 동시에 랭크됐다.
특히 한국소비자원 조사를 살펴보면 커피의 맛은 별 차이가 없었던 반면 가격에 대한 만족도 차이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커피빈은 가격적정성 부분 2.51점을 얻으며 소비자로부터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
다만 커피빈코리아는 다소 오해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커피빈 관계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내부 사정을 잘 몰라서 나오는 소리”라면서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스타벅스를 예로 들면 그 쪽은 전 매장에서 두유 제공 서비스를 진행하고 대량 유통이 되기 때문에 추가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일부 매장에서만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고, 대량이 아닌 소량 주문이기 때문에 추가금을 받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격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우리 역시 계속해서 고심을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지만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커피빈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커피빈은 영업이익 124억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오른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 90억 원에서 124억 원으로 훌쩍 올랐다.
영업이익률을 따져 봐도 2012년 3.8%에서 2013년 6.3%, 지난해 8.5%로 매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격 인상이 영업이익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았겠냐”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에게 전가된 가격은 고스란히 커피빈의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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