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vs다방…부동산 앱 전쟁
디자인·상표권 분쟁 이어 불공정거래… 누구 말이 맞나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부동산 중개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는 ‘직방’과 ‘다방’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직방과 다방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을 통해 오프라인과 기존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주도해오던 부동산 시장 흐름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잡음도 만만치 않다. 우선 양사간의 디자인 도용, 상표권 분쟁을 비롯해 불공정거래 논란이 일어났다. 뿐만 아니라 다방 앱이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된 것의 배후가 직방 측이라는 의혹도 불거졌다. 직방 앱도 삭제된 가운데, [일요서울]이 부동산 앱 시장의 현안을 짚어봤다.
조작·과장 리뷰징에 양사 모두 발목 잡혀
직방과 다방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전·월세 중개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그동안 복덕방과 공인중개사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중개업자들과,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 다음카카오와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 등이 주도해오던 시장 흐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직방은 2011년 앱을 출시한 후 최근 6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직방에 가입한 중개사수는 5000여 개로 늘어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랭키닷컴에 따르면 직방의 이용자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다방 역시 2013년 앱 출시 후 최근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20% 수준이지만 다방보다 상위권에 있는 업체들 중 전용 앱을 보유한 곳이 없어 실질적인 2위로 불리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부동산 매매거래 부진과 전세 급감, 월세 증가, 1~2인 가구와 초소형 주택 수요 폭증 등의 부동산 시장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에 따른 잡음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부동산 대표 앱으로 불리는 직방과 다방 양측의 갈등이 계속 깊어지고 있다.
직방을 운영하는 채널브리즈는 “경쟁사인 다방이 자사의 홈페이지, 서비스 등을 모방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다방이 개편한 홈페이지가 직방 홈페이지의 이용자환경(UI)를 상당 부문 베꼈다는 것이다.
또 다방이 모바일 앱에서 ‘방 목록 보여주기’ 기능과 PC에서의 ‘방 모아 보기’ 기능을 비롯해 방 찾기 메뉴, 허위매물 발견 시 보상을 해주는 이벤트도 직방의 것을 도용했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상표권 도용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방의 상표권을 이미 채널브리즈가 직방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널브리즈 측은 “처음 직방 서비스를 시작할 때 유사 이름인 다방 상표권을 등록해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표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다방 측은 “상표권 도용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다방의 한 관계자는 “다방의 상표권은 영문으로 우리가 먼저 등록했다”며 “직방 측이 그 이후에 한글 표기로 다방 상표권을 등록하고서 상표권 도용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직방은 불공정거래로 인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직방 측에서 직방과 다방 앱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사들의 영업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직방 배후설
양사 모두 부인
해당 논란은 직방이 직방만 사용할 경우 서비스 이용료 할인을 제공하는 대신, 타사의 앱을 함께 이용할 경우에는 해당 업체의 매물을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해 불이익을 제공했다는 주장에서 불거졌다.
이에 다방 측은 직방의 매물차별정책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이하 공정위) 제소했다.
다방뿐만 아니라 부동산 직거래 안전시스템, 중개수수료 할인 등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부동산 앱 ‘두꺼비세상’도 공정위에 제소한 상태다.
다방의 한 관계자는 “직방 측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한정적인 매물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면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관리가 어렵다고 말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한 부동산 내에도 여러명의 직원들이 존재하는데 같은 부동산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사람이 여러 서비스를 나눠서 이용하고,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은 부당한 처사다”고 말했다.
이에 직방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그 결과에 다 따를 계획이다”고 전했다. 또 “노출 순서에 따른 불공정 문제가 불거졌는데, 일정기간 이상 문제제기를 받지 않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우선적으로 먼저 노출되기 때문에 불이익을 준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사의 갈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 삭제 논란으로까지 불거졌다. 한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원룸을 알아보기 위해 직방과 다방 앱을 다운받으려고 하는데 다방 앱이 없었다”며 “구글 측에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직방에서 다방을 신고해 마켓에서 삭제됐다고 했다. 이 내용을 다방 측에 수소문해보니 직방을 만든 회사 대표 친구가 구글코리아 플레이 스토어 관리자여서 다방이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을 신고했다고 들었다”는 글이 올라온 것이다.
이 같은 소문이 돌기 시작한 다음날, 직방 앱 역시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됐고, 양사의 앱 삭제 사건의 시발점이 직방이란 의혹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양사 모두 앱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사라진 이유를 ‘리뷰징’ 때문으로 밝혔다. 양사가 서로 리뷰 평점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이벤트를 열면서 리뷰 조작 등의 규정을 어겨 문제가 된 것이다.
양사 관계자 모두 “허위점수나 평점을 매기는 부분에서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돼 삭제된 상태”라면서 “현재 이 부분을 수정하고, 복구를 요청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방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앱 삭제로 직방이 배후에 있다는 설이 있다는 얘긴 들었지만 사실무근이다”며 “경쟁사인 것은 맞지만 이 같은 얘기가 흘러나와서 다방도 당황스러운 상태다”고 말했다.
직방 관계자 역시 “그런 소문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직방 대표와 구글코리아 마켓 관리자가 친분관계가 있다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있다고 하는데, 친분 관계가 있는 사람은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