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흥행작 속편 제작 열풍, 한국 영화계는?

2015-05-01     조아라 기자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최근 할리우드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 제작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월 개봉한 이 영화는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 600만 명 이상을 동원하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과 세련된 B급 코드, 유쾌한 액션이 더해져 청소년관람불가등급임에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성공한 영화의 속편 제작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외화 최단기간 5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어벤져스2’나 오는 7월 개봉하는 ‘미션임파서블:로그네이션’도 모두 흥행한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속편이다. 

한국 영화계도 꾸준히 속편 제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성공한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을 기대하기란 시기상조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은 2011년 개봉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후속작이다.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479만 관객을 동원한 것에 비해 속편은 387만 관객을 동원했다. 설 명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생각 외로 저조한 흥행 스코어였다.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영화의 제작을 맡은 김조광수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초반 관객수는 많았다”며 “하지만 뒷심이 달렸다. 액션과 볼거리에 비해 스토리의 짜임새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타짜:신의 손’은 2006년 개봉한 ‘타짜’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국내만화 원작 영화 중 최다 관객수인 684만을 동원했다. 반면 후속작 ‘신의 손’은 400만 동원에 그쳤다. ‘신의 손’은 영화의 퀄리티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생각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조승우와 김혜수의 부재로 미스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다. 때문에 주연을 맡은 탑과 신세경은 장편영화의 주연을 맡기엔 역량이 부족하다고 비판받았다. 더불어 ‘타짜’ 시리즈에 먹칠을 했다는 등 전작 후광 없이는 400만 동원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날선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 인터뷰에서 강형철 감독은 “‘타짜’는 태생이 시리즈”라며 “같은 플롯의 이야기를 똑같은 화법으로 계속하면 시리즈의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친구2’는 영화 ‘친구’의 17년 후를 다룬 속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곽경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국 800만 관객을 동원할 만큼 대박을 쳤던 만큼 ‘친구2’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더욱이 13년 만의 속편인지라 개봉 첫날 전국 30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목과 연결되지 않는 스토리와 산만한 연출 등으로 297만 관객을 모으는 것에 그쳤다. 곽경태 감독도 한 인터뷰에서 “나도 굳이 ‘친구2’라는 제목이 필요하나 생각했다”며 “평가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전편보다 아쉽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신세계’도 속편 소식이 전해졌다. 480만 관객을 동원한 ‘신세계’는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박훈정 감독은 개봉 당시 “이 작품을 영화 무간도처럼 시리즈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속편 제작에 관심이 쏠렸다. 이미 세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한 박 감독은 두 번째 시나리오로 ‘신세계’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속편인 ‘신세계 프리퀄’은 전작의 6년 전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해 하반기 크랭크인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신세계’에 출연했던 배우 황정민은 “신세계 프리퀄은 정말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박성웅은 “속편 제작 조건이 1편에 나온 배우가 모두 출연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더 신중하고 지연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 프리퀄’이 전작을 뛰어넘는 작품으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신세계’의 감독 박훈정 감독은 현재 영화 ‘대호’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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