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손 흔들지 말고 앱을 켜세요
택시기사들 애플리케이션에 빠진 이유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퀵 기사들을 보면 스마트폰을 달고 산다. 조그마한 판넬에 보통 2~3개의 스마트폰을 붙이고 들고 다니며 퀵 주문을 받고 달리는 모습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벨 소리로 정신이 없지만 퀵 기사들에게는 한건 한 건이 모두 돈이기 때문에 놓칠 수 없다. 오토바이를 타던 퀵 기사들의 생계도구였던 스마트폰이 이젠 택시 안으로 들어왔다. 택시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집·사무실·카페·식당 등에 앉아서 택시 부르는 세상
기사 이동 상황을 한눈에, 택시정보 지인에게 전송 가능
국내에서 택시앱의 원조는 우버택시다. 우버코리아는 지난해 8월부터 자가용으로 무료로 승객을 태워주던 ‘우버엑스’를 서비스해 왔다. 하지만 국내 택시업계와 서울시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고 문제를 제기해 현재는 사실상 사업을 접은 상태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우버코리아 한국지사장과 우버택시 운전자 등 35명을 검거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우버택시가 영업을 접으면서 국내 택시앱들이 속속 등장했다는 점이다.
카카오택시
사용자수 많고 편리해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택시앱은 카카오택시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들어간 카카오택시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콜택시 서비스로 36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사용자가 서비스 대상자다. 택시 기사들 입장에서도 앱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많아야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만큼 카카오택시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카카오택시 앱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하다는 점이다. 앱의 성공 조건은 사용하기 편리해야 한다는 점인데 카카오택시는 카카오톡과의 연계서비스는 물론 사용자가 큰 어려움 없이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앱을 설치해야 한다. 현재 안드로이드용과 아이폰용 앱 두 개가 모두 출시돼 있다. 각각의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하면 카카오택시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택시 앱을 실행시키면 택시호출 페이지가 열린다. 사용자의 위치는 자동으로 검색돼 뜨기 때문에 따로 입력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는 도착지만 입력하면 된다. 도착지 검색도 편리하다. 목적지 명이나 주소를 검색하면 된다. 이외에도 사용자는 택시 종류와 카드결제 가능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목적지 검색설정을 완료하면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예상이동시간이 뜬다. 그리고 호출하기 버튼이 활성화 되는데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면 ‘카카오택시 호출중입니다. 예약이 완료되면 알림 메시지를 보내드립니다. 택시에 꼭 탑승해 주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근처 택시와 연결이 된다.
택시가 예약이 되면 예약완료 페이지로 넘어가면서 택시기사 이름, 사진, 자동차번호, 종류 등의 정보와 함께 예약된 택시가 출발지로 오는 모습을 지도로 확인 할 수 있다.
카카오택시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앱을 사용하는 것도 편리하지만 택시를 길거리에 나가서 잡지 않고 앉아 있는 사무실, 카페, 집 등에서 편리하게 부를 수 있다. 또 승차거부로 인한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밖에 사용자들이 택시 탑승과 동시에 택시 및 기사정보와 위치정보를 가족, 친구 등의 지인에게 보낼 수 있어 안전하다는 점도 인기의 비결이다. 또 앱에는 택시기사 평점을 매기도록 돼 있어 서비스 평가에도 용이하다.
“택시를 개인 기사처럼”
사용자들 만족도 높아
카카오택시 앱 인기는 평소 택시를 잡기 어려운 금요일 밤이나 주말에 실감할 수 있다. 힘들게 서서 일일이 지나가는 택시를 손을 흔들어 잡을 필요도 없다. 물론 심야 등 택시 이용 피크타임 때에는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더라도 조금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큰 발전이다.
실제 카카오택시를 이용한 사람들도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서초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윤모(34·남)씨는 “늦은 시각 야근을 하고 집에 가려면 피곤한데 사무실을 나서기 전에 미리 택시를 호출하고 나가면 곧장 택시를 탈 수 있어 마치 개인 기사를 이용하는 것처럼 편리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용자 문모(33·여)씨는 “여자라서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갈 때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범죄 때문에 걱정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카카오택시를 사용할 땐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호의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아직 카카오택시는 개선할 점이 많이 있다. 인기나 이용자수에 비해 아직까지 기사수가 적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피크타임 때는 택시를 호출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 수 밖에 없다.
택시앱은 기사들에게
보험·재테크 수단
또 서울 이외의 지방에서는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김포 등에서는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이 카카오택시 등 택시앱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실제 이용건수가 부족하다 보니 아직까지는 사용자가 많지 않다.
택시기사들에게 택시앱은 일종의 보험수단이자 재테크수단이다. 단순히 콜 한 동을 더 받고 손님 한명을 더 태우는데 그치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양한 앱사들에서 택시기사들의 앱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아이스크림 쿠폰 제공은 물론 앱을 켤 때 마다 하루에 2000원씩 적립금을 주는 곳도 있다. 이렇게 쌓인 적립금은 한달에 최대 4만원까지 계좌로 입금해 주기도 한다.
서울 시내에서 만난 경력 15년차 택시기사 김모(남·41)씨는 “예전엔 스마트폰으로 쉬는 시간에 게임을 하는 게 다였다면 지금은 택시 운행과 함께 택시앱을 켜 놓는게 일이라며 이런 앱은 누가 만들었는지 참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며 “손님 한 명 한 명이 귀중한 요즘 택시앱은 기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