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회장 형제봉 매표소 부근서 사망 확인

2015-04-09     강휘호 기자
결백 주장 유서 남기고 자살 추정…검찰 수사 차질 불가피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유서를 남기고 종적을 감췄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64)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 됐다. 경찰은 성완종 전 회장이 9일 오후 3시 32분께 서울 종로구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로부터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이 발견된 장소는 등산로에서 300여미터 정도 벗어난 지점의 한 나무에 목을 매 숨져있었으며,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이 수색견 수색 과정에서 발견했다.
 
앞서 성완종 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로 예정된 9일 오전 자택에 유서를 남김 채 잠적했다. 자택에 남긴 유서는 “나는 결백하다”, “장례는 간소하게 해달라”, "결백을 위해 자살을 기도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성완종 전 회장은 같은날 오전 5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을 빠져나갔다. 이어진 오전 8시 6분 큰 아들이 자택에서 성 전 회장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발견해 오청담파출소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은 성완종 전 회장의 통신을 추적한 결과 오전 9시 20분께 종로구 평창동 정토사 인근에서 휴대전화 최종 신호가 잡힌 것을 확인했다. 또 평창파출소 뒷산을 올라가는 성완종 전 회장의 모습을 포착한 CCTV를 확보한 뒤, 일대에 경찰 약 500여 명을 투입해 행방을 추적지만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한편 성완종 전 회장은 2006~2013년 사이 9500억 원 대의 분식 회계로 신용등급을 높여 정부 자금을 지원받고 회삿돈 250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핵심 피의자인 성완종 전 회장의 사망으로 검찰의 공소권 자체가 사라져 검찰의 수사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검찰은 성완종 전 회장이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자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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