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2탄] 남경필 경기도지사

“차기대권?, 할일 너무 많아 생각할 겨를이..”

2015-03-27     홍준철 기자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5선 국회의원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인식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주목받고 있다. ‘연정’으로 대한민국 정치사를 새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남 지사는 야당 몫으로 사회통합부지사 자리를 내주며 광역단체장 최초로 연정을 시도하고 있다. 남 지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연정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면서 “궁극적으로 ‘정치가 안정되니 도민이 행복해졌다’는 평가를 듣는 게 연정의 최고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연정뿐만 아니라 남 지사는 도내 최대 현안인 광역버스난 해소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때 수도권 광역버스가 ‘입석금지’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도민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남 지사는 “핵심 공약이었던 ‘굿모닝 버스’ 도입이 입석금지로 필요성이 더 커졌다”며 “많이 타고 내리는 지점을 수요자 거점으로 선정해 출퇴근 시간 동안 기점과 종점을 빠르게 왕복함으로써 운행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남 지사는 올해 안으로 2층버스 25대를 도입해 교통난을 해소하고 1단계로 9대를 먼저 남양주 김포시 노선에 오는 8월경부터 정식 운행할 것을 예고했다. <이하 계속>  

- “연정 최종목표는 1200만 도민 행복”
- “차기대권? 할 일 너무많아 생각할 겨를이…”

남 지사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많은 희생자를 낸 지역이 경기도 안산이라는 점에서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남 지사는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도지사 직속 재난안전본부를 설치해 재난 컨트롤 타워를 일원화했고 분기별로 도내 모든 재난 안전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재난안전총괄조정회의를 매분기 개최하고 실전훈련도 하고 있다”며 “또한 소방관 4000명 연차적 증원, 459억원 들여 옥외 소화전 설치, 100미터 간격의 소화전을 50미터로 간격으로 촘촘하게 만들어 골든타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장과 함께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자리라는 세평에 대해 남 지사는 “대권을 생각하기엔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손사래를 쳤다. 남 지사와 인터뷰는 본지가 3월23일 서면 인터뷰를 보내고 27일 답변을 보내와 이뤄졌다. 다음은 남 지사와 일문일답이다.

▶ 연정 도입 후 긍정적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 해 12월, 야당 추천 사회통합부지사를 모시며 경기도의 연정이 대한민국 정치사상 최초로 시도했다. 서로 당이 다른 도지사와 부지사가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하다 보니 우려 섞인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정작 경기도에서는 갈등이 없다. 경기도의회에서 싸움판이 벌어졌다는 얘기나, 도지사와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놓고 다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을 거다. 연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여야가 협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정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궁극적으로 ‘정치가 안정되니 경제가 좋아져 도민이 행복해졌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 연정의 최고 지향점이다.

▶ 정치권이 총선 정국으로 전환되면 연정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제는 정치구조를 바꿔야 할 차례다. 그게 연정이다. 독일 연방정부 재무차관 하르트무트 코쉭은 “정권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은 춤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정을 통해 여야가 합의한 정책은 도지사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커다란 힘을 가진다. 연정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지방장관 격인 부단체장 정수를 확대하고, 지방의원이 부단체장을 겸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을 개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예산연정, 경제연정에 대해설명해 달라

‘예산연정’은 4월부터 본예산을 편성하며 도의회, 시군과 함께 짜는 예산이다. 예산연정의 일환으로 오는 4월초, 안산에서 ‘1박 2일 시장·군수 합숙 토론회’를 개최해 31개 시장·군수님들과 함께 경기도가 생각하고 있는 예산의 방향을 말씀드리고 예산편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제 연정’은 경제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중심으로 한다. 올해 3월말부터 경기도 소속 직접고용 근로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높은 생활임금이 지급된다. 생활임금은 경기도와 도의회, 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양보와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경제 연정의 산물이다.

▶ 도내 현안 중 하나가 광역버스난 해소다. ‘굿모닝 버스’라는 2층버스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하루 120만 명의 수도권 직장인들이 전철과 광역버스를 타고 매일 서울로 향하고 있다. 광역버스 입석문제의 근본적인 대안이 바로 민선6기 핵심공약인 ‘바로 타고 앉아 가는 굿모닝버스’다. 입석금지가 시행되며 필요성이 더 커졌다. 굿모닝버스는 많이 타고 내리는 지점을 ‘수요자 거점’으로 선정해 출퇴근 시간 동안 기점과 종점을 빠르게 왕복함으로써 운행 효율을 높이게 된다. 2층 버스는 이미 도내 3개 노선을 시범운행하며 위험요인을 면밀히 파악했다. 이용객의 89%, 운전자의 100%가 2층버스 도입에 대해 찬성할 만큼 2층버스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어 과감하게 도입을 확정했다. 올해 안으로 2층버스 25대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이 중 1단계인 9대는 8월경 정식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 신청사 건립으로 '호화청사' 비판이 일고 있는데…

현재의 청사는 1967년 건립된 이후 47년이 경과되는 동안 증축을 거듭했다, 건물 노후화, 도민들의 청사 접근성 곤란, 사무·주차공간 협소, 건축 한계 등으로 도민 편의와 행정능률이 저하되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2001년부터 수원 광교에 신청사 건립이 5만9천제곱미터 부지에 2천700억원 공사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건설과 맞물려 전임 지사님 시절 재정악화를 이유로 중단됐다. 신청사 건립은 도민과의 오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호화청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도지사 집무실은 지금의 반으로 줄이고, 청사 외부에는 시민들이 찾아와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아고라와 플라자 같은 대형 광장을 조성해 도민과 함께하는 청사로 만들 것이다.

▶ 대한민국이 청년 일자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별없는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무엇인가.

경기도는 일자리 70만개 창출 실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우선 청년들이 원하고 청년들이 잘할 수 있는 게임, 로봇, 문화 콘텐츠 등 융복합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 이를 위해 판교2, 광명 등에 신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여러 이유로 기업과 구직자 간 요구사항이 맞지 않아 비어 있는 일자리 수가 도내에만 16만 개가  넘는다. 미스매치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서 그 갭을 메워주기 위해 현재 도내 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중이다.
 
▶ 내달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1년이 된다. '안전한 경기도'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도지사 직속 재난안전본부를 설치하여 재난 컨트롤 타워를 일원화했다. 도내 모든 재난안전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재난안전총괄조정회의를 매분기 개최하고 실전훈련도 하고 있다. 소방관 4,000명을 연차적으로 증원하고, 화재가 나더라도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지역에는 450억원을 들여 옥외 소화전 1만3천개를 확대 설치할 방침이다. 주거 밀집지역이나 상업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경기도는 100미터 간격으로 정해져 있는 현행 소화전 설치 규정을 50미터 간격으로 촘촘하게 설치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겠다.

▶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자리다. 대권에 대한 뜻은…

대권을 생각하기엔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 경기도만 해도 웬만한 유럽 국가들보다 더 크다. 경기도를 혁신하고 1,200만 도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하는 일만 해도 벅차서 지금 다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기대와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