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대권 도전과 3선 연임 사이”

2015-03-23     홍준철 기자

- 정무라인 대폭 물갈이…시민운동가 중용

[일요서울박ㅣ홍준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무라인을 퇴출시키는 대신 시민사회운동가 출신들을 중용하면서 정치권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박 시장을 둘러싼 핵심 그룹은 운동권 출신으로 정치권에서 활동했던 참모들과 시민사회운동가 출신들이 서로 견제하면 힘의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김근태 전 보좌관 출신인 김원이 정무수석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면서 사실상 정무라인에는 임종석 정무부시장이 유일하게 정치권 인사로 남게 됐다.

박 시장은 그동안 임종석-기동민-김원이 정무라인과 시민사회운동가 출신 서왕진-천준호 라인이 서울시 정책과 정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기동민 전 정무부실장과 권오중 전 정무수석비서관은 지난해 지방선거전인 4월에 서울시를 떠났다.

기 전 부실장은 김근태 보좌관 출신이고 권오중 전 정무수석비서관은 참여정부 민정수석 행정관 출신이다. 반면 ‘아름다운 재단’ 출신인 서울시 ‘넘버2’로 불렸던 서왕진 전 비서실장은 정책특보로 살아남았고 역시 시민단체인 ‘내가 꿈꾸는 나라’ 기획위원 출신인 천준호 전 기획보좌관은 정무보좌관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특히 그동안 정무라인과 시민운동출신 인사들은 박 시장의 정책뿐만 아니라 정무적 판단에 불협화음이 있어왔다는 점에서 박 시장은 정책 라인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이 두그룹이 가장 근본적인 갈등의 시작은 ‘차기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정무라인 입장과 ‘정책’으로 승부해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해야 한다는 시민운동가 출신 그룹 간의 입장이 상반됐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에도 두 그룹의 정책적 정무적 혼선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캠프가 ‘봉숭아 학당으로 전락했다‘는 혹평이 나왔다. 이로 인해  박 시장이 크고 작은 캠페인 전략을 일일이 챙겨야 할 정도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사실상 정무라인을 배제하면서 정책 위주의 시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임 비서실장도 서정협 정책기획관을 앉힘으로써 공무원들의 위화감 해소에 역점을 뒀다. 한편 김원이 전 정무수석 사퇴관련 시민사회출신과 갈등의 희생자라는 시각도 나왔다. 김 전 수석은 4급 보좌관출신인데 서울시에 5급 별정직에 있으면서 1급 예우를 받았다고 감사원 감사에 걸렸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내부 제보가 아니면 걸릴 수 없는 사안으로 김 전 수석을 내치기 위해 반대 진영에서 감사원에 흘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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