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임권택 감독 죽음에도 꿈틀되는 욕구 그려내…김호정의 전신연기 감사뜻 전해
2015-03-18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영화 ‘화장’이 개봉을 앞두고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화장’은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전했다.
임 감독은 '화장'에 대해 “메이크업도 화장이지만 죽어서 퇴화되는 과정도 화장”이라며 “인생은 결국 죽음을 향하는데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남성이 죽어가는 부인과 매력적인 직장 부하 사이에서 느끼는 욕구를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훈의 원작소설에 대해 “김훈 선생의 힘차고 박진감 넘치는 문장을 영상으로 옮기고 싶었다. 죽음을 앞둔 부인 옆에서 다른 여자의 매력에 빠져드는 설정이 사회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정신적인 유혹에 흔들리는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부끄러운 감정과 부인의 병구완에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 모두를 사실감 있게 드러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임 감독은 “김호정과 안성기의 욕탕 신이 가장 힘들게 찍은 장면”이라며 “처음에는 반라신으로 했는데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배우 김호정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신 촬영을 감행했다. 그런데 김호정이 흔쾌히 응해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김호정은 “시나리오를 볼 때 가장 강렬한 신이 그 장면이었다”면서 “배우 김호정에게 이 영화가 큰 의가 될 것이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제가 감사하다”고 미소로 응답했다.
극중 오상무 역할을 맡은 안성기는 “촬영하는 내내 힘들었다. 오상무는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감점을 기본적으로 깔고 회사 스트레스부터 외국에 가서 살겠다고 하는 딸의 문제까지. 그는 전립선 비대증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어 분출하고 싶어도 분출 수 없는 느낌이 내제돼 있어야 했다”며 “그런 많은 감정들을 연기해야 하니까 쉽지 않았다. 단선적인 표현이 없다 보니 어려웠다. 그런데 그동안 안 해본 것이라 도전하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부하직원 추은주(김규리 분)를 사랑하게 되는 화장품 회사의 오정석 상무(안성기 분)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임 감독의 102번째 작품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토론토 국제영화제, 밴쿠버 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 16개 영화제에 초정을 받는 등 주목을 받아왔다. 오는 4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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