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배우 최정원 “뮤지컬 작품을 통해 제 자신이 발전하는 것 같아요”

2015-03-16     조아라 기자

추리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 변신…공인의 삶에 공감 

생의 에너지를 주는 무대, 커튼콜마다 카타르시스 느껴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변신의 끝은 어딜까.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추리소설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로 분했다. 최정원은 창작뮤지컬 ‘아가사’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데뷔 27년차. 그간 그는 굵직한 작품을 맡으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특히 ‘맘마미아’, ‘시카고’, ‘고스트’ 등은 최정원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그런 그녀가 창작극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뭘까.
 
“창작극은 채울 게 많은 것이 매력”이라고 그는 말한다. 라이선스 작품에 비해 배우 스스로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 힘들기는 하지만 성취감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가사’의 경우 아가사 크리스티의 실종이라는 실제 사건에 상상력이 더해진 극본과 연출이 최정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지난해 소극장 초연과 달리 재연에선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추리소설을 쓰는 건 거대한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대사를 좋아해요. 인생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하게 하거든요.”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그러나 매 순간 선택에 부딪치는 우리네 삶은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는 붉은 실을 잡고 미궁을 빠져 나올 수 있다면 그 속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겠다고 말한다. 자신에게도 ‘아가사’는 미궁과 같았다고 했다. ‘최정원’의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라이선스 작품과는 또 다른 부담이 있어서다. 누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성공과 실패를 장담할 수 없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은 그녀를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생각이 많다보니 조금 외로웠어요. 공연 전날엔 불면에 시달리기도 했죠.”
 
하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와 뮤지컬 배우인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공인의 삶을 공감하게 됐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으로 체력보다 정신적 어려움이 컸던 것도 이런 공감대가 기저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최정원은 세 명의 상대배우와 연기한다. 저마다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그녀도 각기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녀가 살아온 인생에서 표현되는 많은 것들이 관객에게는 감동으로 되돌아왔다. “작품을 통해 제 자신도 발전하는 것 같아요”라고 그는 말한다. 관객을 위해 공연을 하지만 스스로도 성숙한 인간으로 변화하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데뷔 27년차가 되니까 보는 시각도 달라졌어요. 그래서 공연이 더 재밌고 무대를 기다리게 됐죠.”
 
‘뮤지컬의 1세대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최정원은 뮤지컬계가 발전하는 중심에 있었다. 그래서 뮤지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다른 장르에 도전하기 보다는 여든 살까지 무대에 서는 게 그녀의 꿈이기도 하다. 
 
“전 커튼콜을 제일 좋아해요. 커튼콜은 제게 공연의 끝인사가 아니라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순간이거든요. 그래서 더 무대 위에서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저를 빛나게 받쳐주는 앙상블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선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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