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올리지 말지” 흡연자들 뿔났다
국민 표심 노린 꼼수 ‘저가 담배’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저가 담배’ 논란에 대해 정치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은 23일 ‘신뢰를 잃은 정책’이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같은 얘기가 나오는 게 결국 정책 당국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소탐대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가담배 얘기가 나오면 속셈은 딴 데 있었던 것 아니냐. 말 그대로 꼼수증세하려고 한 것 아니냐 이렇게 믿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치권이 겉과 속이 다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당장은 일부 흡연자의 환심을 살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치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오도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우 의원은 “나쁜 정책보다 더 나쁜 정책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며 “담배 정책과 관련해서도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연정책을 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증세 정책으로 둔갑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우리도 신중해야 하고 야당도 문제”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도 새누리당에서 저가담배 도입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국민건강을 해치면서 여론을 좋은 쪽으로 이끌기 위한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담뱃값을 올릴 때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세수목적이 아니라 건강증진 목적이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싼 값의 봉초담배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당 원내대표가 저가담배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며 “이번 설 민심에서도 ‘왔다갔다하는 정부 정책, 정말 믿지 못할 정권’이라는 얘기가 굉장히 많았다”고 꼬집었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저가담배’ 도입 논란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해 담뱃값을 인상했지만 기본적으로 정책적 목표는 국민의 건강문제를 우려해 인상한 것”이라며 “이 문제 대해서는 저가다 고가다 문제를 떠나 국민 건강을 어떻게 증진시킬까 하는 문제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담뱃값이 단시간에 과도하게 인상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드렸다는 측면에서는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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