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 박삼구 vs 정용진 벼랑끝 승부

2015-02-27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 산경팀] 금호산업 인수전이 신세계그룹의 참여로 후근 달아 올랐다.

박삼구 회장도 내부적으로 "의연하게 대처하자"며 임직원들을 다독였지만 신세계가 의향서를 제출하자 적잖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 거래의 규모가 당초 1조원 안팎에서 최대 2조원 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자금 부담을 염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는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를 계열사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광주 광천동 소재 터미널 부지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 부지는 광주신세계가 1995년부터 임대해 백화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광주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지분 52%보유한 회사다.

그런데 금호산업 인수가 시작되자 롯데의 행보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박 회장의 백기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 2008년 박 회장이 대한통운 인수 때도 롯데가 도운 바 있어 이번 인수전에도 백기사를 자처할 수 있다는 것. 만약 이 조합이 성립이 된다면 롯데는 공동 인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임은 물론 신세계를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시나리오상 롯데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을 인수하게 될 경우 신세계 측으로서는 면세점 진출 등 새로운 사업 진출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물론 광주신세계 등 기존 사업 역시 차질을 빚게 될 상황이었다. 때문에 신세계의 금호산업 인수는 다른 노림수가 있었을 것이라는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호터미널에 입점한 광주 신세계 영업권 확보를 위해 경영 방어적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며 사실상 롯데 견제 의도로 분석했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이달 초까지 입찰적격자를 선정하고 4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며, 박 회장의 자금동원 능력만이 금호산업을 지키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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