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1세대 기업사냥꾼’ 이성용 징역 4년 선고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1세대 작전세력' 이성용(52·전 휴먼이노텍 대표)씨가 다시 한 번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는 15일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씨가 사들인 회사 대표를 맡으며 함께 횡령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임운희(60) 전 대한은박지 대표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씨가 거액의 자금을 횡령해 대한은박지와 SY 등에 49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임 전 대표는 월급사장으로서 이씨 등의 압력을 받아 소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고, 범행으로 얻은 개인적인 이득도 크지 않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자본금 없이 작전세력을 끌어모아 기업을 인수한 후 기업주식을 담보로 대출금을 마련해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일명 ‘1세대 기업사냥꾼’ ‘1세대 작전세력’이라고 불렸다. 상호신용금고 불법 대출 사건에 연루돼 정치권 로비 의혹을 사기도 했다.
그는 1998년 자신이 대표로 있던 회사의 은행 대출금 등 거액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2007년 2월 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을 추가 선고받아 10년 만기 복역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2006년 11월 건강 문제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게 되자 형집행정지 기간 동안 또다시 대규모 M&A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대한은박지와 CKF주식회사(SY로 명칭 변경), 주식회사 대유 등을 인수해 자신의 이니셜을 딴 ‘SY그룹’을 설립하려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이 과정에서 사채 변제 압박이 들어오고 회사 인수대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자신이 위탁 보관하고 있던 대한은박지 주식 50억원치를 담보로 대부업자에게 수십억원을 대출 받았다. 대한은박지 자금 10억원을 임의로 빼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M&A로 인수한 회사의 자금 36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이씨는 또 대한은박지와 SY 명의로 25차례에 걸쳐 580억여 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등 회사 업무가 아닌 곳에 임의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