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배우 송승환, "'찰리 채플린'의 넌버벌 작품, 기대 되시죠?"

2015-01-26     조아라 기자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배우와 제작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하는 이가 있다. 넌버벌 공연 ‘난타’로 세계 진출을 이뤄낸 송승환 PMC 프로덕션 대표다. ‘난타’ 이후 꾸준한 창작 작품으로 한국 뮤지컬 발전에 앞장서온 그를 만나봤다.  

“배우는 몰입의 즐거움이, 제작은 만드는 즐거움이 크죠.”
 
배우와 제작자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송승환 PMC 대표가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섰다. 뮤지컬 ‘라카지’에서 에두아르 딩동 역으로 20여년 만에 뮤지컬 출연을 결정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제가 맡게 됐네요”라던 송 대표는 이 작품에 대한 키워드로 ‘가족애’를 꼽았다. 그가 대표로 있는 PMC 프로덕션은 이 작품의 공동 제작을 맡았다. 
 
토니 어워드 작품상을 3회 수상한 ‘라카지’는 성소수자 부부의 이야기를 전면에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초연과 재연 모두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뮤지컬 공연의 주 소비계층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40~50대 중·장년 관객의 공감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이들도 일반 가족과 다를 바 없다는 거죠. 부모 자식 간의 정이 있고, 일반 가정과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거든요. ‘가족애’로 공연을 풀어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기획할 수 있었죠.”
 
아역배우로 데뷔한 송 대표는 1992년 전문기획극단을 설립 후 본격적인 제작자로 나섰다. 1997년 초연한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로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에도 성공했다. ‘난타’는 국내외 전용관을 통해 17년간 장기 공연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는 ‘난타’의 롱런 이유를 달라진 관광 패턴에서 찾았다. 한국에서 문화를 소비하는 관광객이 늘어난 점이 난타 장기공연의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창작 뮤지컬의 부진한 흥행성적으로 회사가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매번 공연을 만들고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건 역시 ‘난타’의 힘이 컸다고 봐요.” 
 
송승환 대표는 라이선스 공연이 주류를 이루는 뮤지컬 공연계에서 우직하게 창작극을 제작하고 있다. 오는 2월엔 동화 백설공주를 19금 코드로 비튼 ‘난쟁이들’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는 “무에서 유를 창작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그만큼의 재미가 크다”며 “이제는 우리 문화를 수출해야 할 때”라고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송 대표는 앞으로 한국적인 색채를 띠면서도 글로벌한 보편성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장기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점점 커지는 중국 뮤지컬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그는 2012년 ‘난타’에 이은 두 번째 넌버벌 뮤지컬 ‘웨딩’을 제작했다. 또한 ‘찰리 채플린’이라는 인물을 소재로 한 넌버벌 작품을 기획 중에 있다. 세계적인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채플린이 등장하는 공연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올해 말에는 워크숍을 통해 작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배우에서 제작자로 ‘변신’했다는 말을 좋아하진 않아요. 지금도 배우로 활동 중이니까요. 제가 어릴 적부터 연기를 했기 때문에 제작과 어린이극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진 것 같아요. 앞으로 전 여력이 있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제작을 하고자 해요. 이런 경험과 체험을 후배들한테 나눠주는 일도 계속할 거고요.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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