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공세 나오면 언제든 맞불 작전

2004-10-08     김정욱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여야 정치권은 겉으로는 경제살리기 등 민생국감을 다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차기 대권주자를 겨냥한 폭로 국감을 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정권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추궁해 심판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의 4대 실정을 집중 추궁하는 동시에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여권 차기주자들을 국감 주 타깃으로 정해놓은 상태다. 이에 열린우리당도 야권의 폭로성 정치공세에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권은 이명박 서울시장과 과거사 진상 규명 등을 타깃으로 맞불작전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17대 국회가 올해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첫 국정감사이니 만큼 그 각오는 여느때보다 비장하다. 국회는 지난 4일부터 법사, 정무, 재경, 국방 등 14개 상임위별로 34개 정부부처와 423개 산하기관에 대해 국감에 돌입, 오는 23일까지 20일 동안 국정감사를 실시한다.국정감사를 받는 피감기관수는 총 457개. 이는 역대 최다이며 국회의원 3분의 2에 가까운 187명의 초선의원들의 각오는 야심차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시되는 국감이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폭로와 정쟁유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차단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국감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또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노무현 정권의 지난 1년 7개월 동안의 숱한 실정을 철저히 추궁하고 엄중히 심판하겠다”며 이번 국감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내비쳤다.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의 ‘민주주의 체제 훼손’,’ 민생경제 파탄’, ‘사회안전망 붕괴’, ‘수도이전 졸속추진’ 등을 ‘4대 실정’으로 규정, 이를 철저히 추궁한다는 전략이다.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이처럼 나라가 파탄에 이른 것은 현정권의 태생적인 무능에서 비롯됐고 이를 덮으려는 정략에서 비롯됐다”며 “근원적으로 올라가면 노무현 대통령의 아마추어리즘에서 오는 실험정치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 주의)에서 오는 선동정치 탓이며 이를 철저히 밝혀낼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는 통일부 국감이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정동영 장관에게 남북문제, 탈북자 문제, 10월 한반도 위기설, 테러위협, 고구려사 문제 등 각종 외교안보현안에 대한 질의가 잇따랐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이 통일부의 업무보고 현황자료가 부실하다는 문제를 제기, 국감 시작전부터 여야 의원들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열린우리당은 민생경제 살리기와 개혁입법이라는 양대축을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국감을 할 계획이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의 ‘수도이전 반대’ ‘관제데모’ 의혹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명박 시장도 정면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혈전이 예상된다.

이 시장은 6일 행자위, 18일 건교위 국감에 출석하게 된다.열린우리당은 또 과거사 규명문제와 관련해서도 행자위와 법사위 등에서 맹공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당은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과의 정책연합도 물밑 추진하고 있어 이들 3당과 한나라당과의 치열한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한편 국감현장에서는 해마다 대형이슈가 터지곤 했다. 여의도 국회 주변에선 한나라당이 현여권 핵심인물에 대해서 뭔가를 추적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또 여야 중진급 의원들이 연루된 대형 비리사건이 폭로될 것이란 소문도 끊이질 않고 있어 갈수록 국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