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이 안 쓸수록 돈 버는 비씨카드
2015-01-12 강휘호 기자
해외호텔 무료 숙박…3개월 전 예약만 혜택?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비씨카드가 플래티늄 이상 VIP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해외호텔 무료숙박 서비스 속에 꼼수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비씨카드가 호텔 예약 시점을 해당 월 포함 3개월까지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정책과 관련, 소비자들의 예약률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부분이다. 또 비씨카드는 현재 대상 회원들의 서비스 이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회원 금융사로부터 연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고정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요약하면 비씨카드 입장에선 회원들이 무료숙박을 이용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해 일부러 사용 시점을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소비자 “아무 때나 예약할 수 있도록 해달라”
사 측 “좋은 서비스 제공하고 지적당해…억울하다”
비씨카드는 플래티늄 이상 VIP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료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투어와 제휴하는 형태의 해외호텔 무료숙박 서비스다. 다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해당 월 포함 출발시점 3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 1월을 기준으로 4월까지만 달 해외호텔 예약이 가능한 부분이다. 예약 시점을 3개월만 받아준다는 점이 약관 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하려고 시도하면 그 때 안내 창이 떠오른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하는 것이다. 6개월 전 여행 계획을 세웠더라도 3개월 전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게 되고, 이를 참지 못하면 이용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비씨카드가 일부러 이용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예약 시점을 3개월로 있다는 의구심이 나오는 상황이다. 또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용률이 떨어질수록 비씨카드가 이득을 보는 구조 자체는 사실이다.
해당 서비스는 플래티늄 카드 이상의 회원이 기준요금(약 30만 원) 이하 해외호텔을 2박 이상 이용할 때 카드사가 1박 요금을 연간 한 번 무료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해외호텔 무료숙박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비씨카드가 발생 비용을 부담하고 3만9000원을 회원 금융사로부터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단 회원들이 무료숙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연간 수수료는 입금된다.
당연히 비씨카드 입장에선 이용률이 떨어졌을 경우, 지출은 전무하고 수익만 얻는 형국이 된다.
실제 비씨카드는 플래티늄 이상 VIP 회원들의 해외호텔 무료숙박 서비스를 이용하든 안하든 회원 금융사들로부터 연간 수십억 원의 고정급을 받고 있다.
비씨카드가 받는 수수료는 플래티늄 이상 가입자가 해외호텔 무료숙박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회원 금융사들로부터 카드 한 장당 연간 3만5000~3만9000원의 비용을 보전받고 있다. 회원 금융사는 우리카드, 농협카드, 중소기업은행 지방은행 등 금융사들이다.
이를 직접적으로 계산하면 우리카드는 비씨 플래티늄 회원수가 약 7만5000명으로 가장 많다. 카드 한 장당 3만9000원씩 지급할 때 연간 29억2500만 원 정도를 비씨카드에 지급한다.
전체 플래티늄 회원 수가 30만 명인 점을 고려하고 회원 금융사들이 카드 한 장당 평균적으로 3만5000원씩 지급한다고 감안하면 비씨카드는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보장 금액이 확보된 가운데 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할수록 지출 비용이 줄어 비씨카드의 이익은 늘어나는 구조가 여기서 완성되는 것이다.
의심되는 수익구조
한 금융권 관계자 역시 “딱 봐도 당연한 것 아니냐. 고정 수입이 있으니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을 줄였을 때 고정 수입이 많이 남는 형태의 서비스”라면서 “이러한 상황만 놓고 비씨카드의 입장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두고 ‘일부러 이용률을 떨어뜨리려고 예약 시점을 3개월로 제한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면서 “카드사가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정산이나 회원 금융사와의 관계도 고려하는 등 복잡한 산출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비씨카드를 이용하는 한 고객은 “개인적으로 카드 가입을 할 때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가입하는 것이지, 어떤 제약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진 않는다”면서 “내가 신경을 안 쓴 탓인지, 일부러 카드사에서 정확한 고지를 하지 않은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비씨카드 관계자는 이러한 부분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해외호텔 무료예약 서비스는 여타 카드사에서 거의 제공하지 않은 혜택이다”라면서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시점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고 말하면 조금 허탈하다”라고 밝혔다.
정산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는데 “서비스 상품에 대해 회원 금융사와 3개월마다 정산을 해 이를 감안했고, 또 다른 경영상 여건도 고려됐다”면서 “물론 정산 시점을 조정할 수도 있지만, 정산 시점을 변경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예를 들어 ‘왜 국내호텔을 놔두고 해외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냐’고 묻는다면 우리로선 할 말이 없다”면서 “서비스는 서비스 자체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비씨카드를 이용하지 않고 해외호텔 무료숙박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카드사는 예약 시점이 비씨카드의 3개월보다 긴 것으로 조사된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비씨카드가 곤란한 상황이 증가되는 눈치다. 소비자가 먼저 비씨카드의 입장을 이해해줄지, 비씨카드가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해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