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남부 실종사건 진범은 바로 이 사람!”

2009-01-14     이수영 기자
수사팀 일각에서는 A씨의 실종이 경기서남부 부녀자 실종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3월 바로 이 연쇄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J씨(40)를 지목한 조광식 전 형사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바 있다.

조 전 형사는 80년대 경기도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담당했던 베테랑 형사 출신이다.

일부 수사팀이 제기한 가능성과 조 전 형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A씨 실종사건에 J씨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20여년 넘게 법망을 피해온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희생자를 포획했을지 모른다는 얘기다.

지난해 안양 어린이 납치·살해 사건으로 체포된 정성현(40)과 함께 경기서남부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던 J씨는 현재 수원에 거주하고 있다. J씨는 보일러 수리공 등으로 일하며 겉보기에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형사는 일단 A씨 사건과 경기서남부 사건은 범행수법과 과정에서 적잖은 차이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씨를 납치한 용의자는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다. 경기서남부 사건의 진범은 절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물증을 남기지 않는다는 게 범인이 여전히 잡히지 않는 이유다”고 말했다.

‘완전범죄’를 노린 경기 서남부 사건 범인이 은행 CCTV 화면에 잡히는 등 이제와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을 리 없다는 얘기다.

수사팀 역시 A씨 사건과 경기 서남부 실종 사건의 연관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80년대 화성 사건과 2006년 이후 화성과 수원, 군포 등 인근지역에서 5명의 부녀자가 잇따라 실종된 사건 가운데 일부는 J씨의 소행일 것이라는 게 조 전 형사의 확신이다. J씨는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조 전 형사는 이들 범행이 J씨의 최근 행적과 상당부분 맞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J씨가 군입대한 시점에 관련 사건이 잠시 멈췄었다. 그런데 그가 휴가를 나오거나 제대한 뒤 다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6년 12월부터 2007년 사이 노래방 도우미 박모(36·여)씨와 배모(45·여)씨, 회사원 박모(52·여)씨 등 3명이 각각 수원과 군포, 화성에서 잇따라 실종됐다. 2007년 1월에는 수원에 사는 여대생 연모(20)씨가 성당에 가다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됐다.

지난해 11월 안산에 사는 주부 김모(48)씨 역시 남편과 통화를 마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조 전 형사는 또 “나는 J씨가 과거 화성사건의 범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때 자백도 했고 모든 살해 과정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며 “J씨는 검거 당시에도 공범이 죽어 기적처럼 빠져나갔다. 그를 붙잡지 못한 것이 내 평생의 한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