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추적-최규선게이트’의 최규선 유전개발 미스터리 ‘집중해부
2009-01-06 윤지환 기자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 최규선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난해 11월 마무리됐다.
UI에너지의 대표인 최씨는 유전개발 비리, 회사공금 횡령을 통한 비자금 조성, 정치로비 등 혐의로 검찰의 집중수사를 받았다. 최씨에 대해 검찰이 조사에 착수하자 언론은 ‘제 2의 유전게이트 터질까’ ‘최규선 정치권 전방위 로비 드러나나’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 사실 보도했다. 이와 더불어 최씨를 둘러싼 각종 루머도 난무했다.
특히 최씨가 유전사업을 내세워 주가조작을 꾸미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또 그의 사업에 전·현직 정치권 인사들이 개입돼 뒤를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열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속히 식어갔다. 결국 사법부는 최씨에게 약식기소 벌금형을 내렸다. 이에 최씨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나는 위법행위를 한 적 없다는 사실이 검찰조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은 유령처럼 허공을 맴돌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최씨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 했다.
검찰은 서울 역삼동의 유아이에너지 본사와 계열사인 유아이이엔씨, 현대피엔씨 및 최 대표의 자택 등을 압수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조사를 벌였다.
완벽한 최씨 고개숙인 검찰
그러나 같은 해 11월 최씨에 대한 조사는 싱겁게 마무리됐다. 사실상 최씨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이번에도 변죽만 울렸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검찰이 최씨에 농락당한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최씨측은 검찰수사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위법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소리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직후 최씨는 유아이에너지 주주들에게 글을 띄웠다.
최씨는 같은달 19일 글을 통해 검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검찰조사에서 발표됐듯 유아이에너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만한 위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나에 대한 대검찰청의 조사가 마무리돼 지난 11월 17일 최종 조사결과가 발표됐다”며 “UI에너지에 대해서는 횡령, 배임, 주가조작 등 어떠한 위법행위도 없었음이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씨는 자신에게도 일부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최씨는 “내가 다른 분야에서도 전혀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검찰에서 내가 100%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 개인기업인 유아이이앤씨의 자금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에 걸쳐 개인적 병원비 등의 용도로 잘못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나는 이미 이 자금을 2006년 말에서 2007년 말까지 전액 상환, 변제한 바 있다. 검찰에서도 이러한 정황을 십분 참작, 나에게 ‘약식기소 벌금형’을 부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최씨의 혐의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최씨의 혐의에 대해 의심은 가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며 “정황상으로 볼 땐 최씨의 혐의점이 상당부분 인정되지만 어딘가로 흘러나갔을 것으로 보이는 비자금 추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또 정치로비의혹에 대해선 뇌물이 분명해 보이지만 사례금이라고 주장하는 최씨와 김상현 의원의 주장을 뒤집을 증거가 없었다. 재판부도 의심이 가지만 물증이 없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고 쓴 입맛을 다셨다.
유아이 석유사업의 실체
검찰 수사 이후 유아이에너지가 추진하고 있는 석유개발사업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유아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모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석유개발사업은 막대한 자금과 시간 그리고 인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유아이에너지가 그런 것을 두루 갖추고 있는지는 의심된다”며 “지금까지 유아이에너지를 보면 사업을 위한 노력보다 석유개발과는 별로 연관성 없는 유명 인사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기술력보다 인맥에 의존해 석유 개발권을 따겠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개발권을 따내고 사업에 착수한다하더라도 석유개발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유아이에너지가 어떤 성과를 낼지는 업계에서도 짐작하기 어렵다. 업계에선 유아이의 사업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씨는 유아이의 에너지 사업에 대해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최씨는 주주들에게 띄운 글을 통해 “현재 이라크의 쿠르드자치지역 내 유전개발 프로젝트는 물론 미국 멕시코만 인근의 해상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그리고 호주의 광물 지하자원 개발 프로젝트 등에 폭 넓게 참여하고 있다. 멕시코만의 해상 가스전에서는 벌써 실질적인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프로젝트도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최씨는 “이라크에서도 기존의 쿠르드자치지역 뿐만이 아니라 이라크 남부 지역에 까지 진출해 원유 및 여타 지하자원 개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아이 사업계획 이상무
유아이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1일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최 대표님은 검찰조사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 사업에도 위법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에너지사업은 차질없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고 회사도 특별한 동요 없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님은 1월 2일부터 출근해 정상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아이측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은 남는다. 최씨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돈이 실제 사례비용이라고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또 유아이에너지에 영입된 밥 호크 전 호주 총리, 스티븐 솔라즈 전 미국 하원의원, 제프리 존스 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명인사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도 분명치 않다. 그들의 직위가 고문이라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다.
여기에 최근 유아이에너지는 현 파키스탄 집권 인민당(PPP)의 대미 에이전트 겸 파키스탄 대통령의 연설기고가로 활동 중인 마크 시걸(Mark A. Siegel)을 수석고문으로 영입했다.
마크 시걸은 파키스탄 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에 중요 역할 담당할 예정이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학(George Washington University) 교수로도 재직한 바 있는 마크 시걸은 전 파키스탄 총리 故 베나지르 부토(Benazir Bhutto) 여사와 ‘화해: 이슬람, 민주주의, 그리고 서방세계(Reconcilation: Islam, Democracy, and the West)'라는 저술의 공동저자로도 유명하다.
한편 유아이에너지는 지난해 1월 석유공사, SK에너지, 삼천리, 대성산업, GS홀딩스, 범아자원개발, 마주코통상 등 8개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컨소시엄에 참여해 쿠르드자치정부(KRG)와 생산분배계약을 통해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내 바지안(Bazian) 광구의 사업권을 확보해 주목을 끈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