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발굴 부모 재산 노린 변호사 · 대학교수의 무서운 음모

100억원대 부동산 빼앗으려 살인청부 정신병원 강제입원까지

2008-12-30     윤지환 기자

두 딸이 칠순 노모의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온갖 추악한 음모를 꾸며온 것으로 드러나 주변을 경악케 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둘째 딸은 유명 변호사의 아내이고 셋째 딸은 명문대학을 나온 지방 모 대학의 영어교육과 교수라는 점이다. 두 딸은 백억 원대의 어머니 재산을 빼앗기 위해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등 엽기적인 짓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76세의 A할머니는 남편 사망이후 100억 원대의 재산을 계속 혼자 관리해 오다 딸들의 음모에 상당부분의 재산을 빼앗기고 지금은 시가 30여억 원짜리 건물 한 채 정도만 남은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딸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남은 재산마저 빼앗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A할머니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으로 알려진 ○○교가 딸들 뒤에서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대로 믿기 힘든 구석도 있지만 A할머니가 내보이는 자료를 들여다보면 사실관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사건 속으로 들어가 봤다.

“내가 겪은 일을 세상 사람들에게 창피해서 말할 수도 없다. 이 모든 게 따지고 보면 다 돈 때문이다. 내가 차라리 재산이 없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A할머니는 이렇게 말하며 긴 한숨을 내 쉬었다. A할머니의 설명에 따르면 그에겐 모두 5명의 자녀들이 있다.

큰 아들은 중년의 나이에 암으로 이미 세상을 떠났고 둘째 셋째 딸 그리고 그 아래에 넷째 아들과 막내딸이 더 있다. 넷째 아들은 명문대를 졸업한 의사이고 막내딸은 공직자다.

A할머니의 자녀들은 하나같이 명문대학을 졸업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엘리트다.

자신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A할머니. 누가 보더라도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재산이면 재산, 자녀면 자녀 노후의 나이에 더 이상 부족할 게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A할머니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다 못해 이젠 재만 남았다. A할머니는 스스로 “끔찍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둘째와 셋째 딸 때문이다.

A할머니는 “젊어서 돈을 악착같이 벌어 재산을 많이 모았다. 당시엔 이 재산들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큰 걱정이 되고 있다”며 “자식들이 내 재산을 탐내고 일반인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두 딸들의 행동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부터다. 두 딸들은 A할머니가 관리하던 재산에 조금씩 눈독을 들이더니 나중엔 노골적으로 재산을 탐내기 시작했다.


두 딸의 위험한 반란

A할머니 소유의 부동산을 몰래 처분하려고 시도하는가 하면 둘째 딸은 A할머니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기도 했다.

이어 둘째 딸의 시어머니는 A할머니 소유의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해 A할머니의 가짜 인감과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A할머니 행세를 하고 다녔다.

정신병원에서 정상인 판정을 받고 나온 A할머니는 딸들의 행동에 큰 충격을 받았다.

또 셋째 딸도 이 음모에 가담해 있었다. 셋째 딸은 정신병원에 “어머니가 미친 게 확실하다”고 가족확인 도장까지 찍었다.

A할머니는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될 당시 의료기록 서류와 딸들이 병원에 작성해 준 서류를 갖고 있었다. 의료기록서류엔 A할머니가 정상인이라는 의사 소견이 기록돼 있었고 딸들이 작성한 서류엔 할머니가 행동거지가 비정상적인 정신병자라고 적혀 있었다.

A할머니는 “딸들은 내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이보다 더 무서운 음모를 꾸몄다. 얼마 전엔 사람들을 고용해 나를 노인요양원으로 유인한 다음 해치려하기도 했다”며 “처음엔 내 재산을 노리는 제 3자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일에도 딸들이 연결돼 있었다”고 통탄스러워 했다.

이 같은 사실을 넷째 아들도 알고 있었다. 넷째 아들은 누나들의 폐륜적인 행위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이 일에 별로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A할머니는 넷째 아들이 누나들의 음모가 사실이며 이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갖고 있었다. 딸들의 음모에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넷째 아들은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누나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나는 그 일에 대해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본인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재차 연락을 시도했을 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유명변호사 사위가 음모주도

A할머니는 “내 자식들 중 결혼한 사람은 둘째 딸 뿐이다. 결혼 당시 집을 세 채나 사주고 외국 유학도 보내줬다. 그런데 사위는 내가 재산이 있다는 걸 알고 내 재산을 빼앗으려 온갖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남의 유명 법무법인 변호사인 이 사위는 모 정치인의 친형이기도 하다. 사위가 일한다는 ○○법무법에 연락해 사위와 접촉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매번 부재중이어서 만남이 쉽지 않았다.

A할머니는 그 연유에 대해 “빼돌린 내 재산 일부를 중국에 숨겨뒀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그래서인지 수시로 중국에 들락거린다”며 “지금 중국에 빼돌려 관리하고 있는 돈이 수백억 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할머니에 따르면 이 돈이 정치자금으로도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법무법인에 확인해 봤다. 법무법인 담당 여직원은 “변호사님은 지금 중국 출장 중”이라고만 했다. 무슨 일로 중국에 갔는지 물었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의뢰인을 가장하고 다시 법무법인에 전화를 걸어 사위와 연결을 시도했다. 그러자 여직원은 “변호사님이 부재중이시니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전화를 드리라고 전하겠다”고 했다.

다음날 저녁, 사위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내가 지금 다른 사건으로 바빠서 사건을 수임할 수가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그는 대화 중 통화 상대방(일요서울)의 신분을 알고 나서는 갑자기 “나는 지금 중국 사무실 일 때문에 출장 중이어서 바쁘니 다음에 한국에 들어가면 연락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그가 걸어온 전화는 국내 일반전화번호였다. 그 번호로 다시 연락을 하자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A할머니는 두 딸들의 패륜적인 행동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가정환경이 그리 좋지 못했다. 아버지는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다가 한 번씩 들어올 때면 폭력을 휘두르기 일쑤였다”며 “나도 남편에게 애정이 없다보니 가정이 가정 같지 않고 가족이 가족 같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지금이라도 딸들이 정신을 차린다면 나는 모든 걸 용서할 것이다. 그리고 내 재산은 불쌍한 사람도 돕고 모든 자식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대학교수인 셋째 딸은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A할머니와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어머니가 자신의 재산을 뺏으려한다는 것이었다.

셋째 딸은 “그 인간(A할머니)은 자식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정신병자다. 어릴 때부터 나를 착취해왔으며 매번 나를 죽이려했다”며 “정신병원에 집어넣었더니 어처구니없게도 정상인판정이 나왔다. 돈을 써서 나온 게 틀림없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다.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