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당했다' 지인에 도움 청했다 경찰에 붙잡힌 도박꾼
[일요서울|이지혜 기자] 도박장에서 돈을 잃고 감금당한 30대 남성이 지인에게 구조요청을 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도봉경찰서는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김모(36)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납치 감금 혐의로 나모(3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4일 오전 5시30분께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한 상가건물 2층에서는 불법 도박을 즐기고 있었다.
이날 도박 경력 10여년의 김 씨는 카드 게임에서 지면서 자신이 가지고 온 250만 원과 도박장에서 빌린 300만 원을 모두 잃었다.
간딤이 서늘해진 김 씨는 담배를 피우러 가겠다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이내 붙잡혔다. 김씨의 멱살을 잡은 사람은 그에게 도박 비용을 빌려준 나 씨였다. 김 씨가 도망간다고 생각한 나 씨는 김 씨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그를 붙잡았다.
사실상 도박장에 갇힌 김 씨는 조심스레 휴대전화를 꺼내 평소 알고 지내던 형에게 '돈을 갚지 못해 폭행당하고 감금됐다. 돈을 갖다 달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불법 도박장의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은 김 씨의 지인이 아닌 한 무리의 경찰관이었다.
지인은 김 씨가 도박장에 있다는 사실은 모른채 김 씨가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하고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현장에 있던 불법 도박 참여자 십수명까지 함께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금됐다는 신고 내용으로 현장에 가보니 불법 도박장이 열리고 있었다"며 "김씨를 구출해달라는 지인의 신고로 김씨는 물론 다른 도박 참여자들까지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불법 도박을 하다가 검거 당시 도망친 사람들의 뒤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