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들 다시 뭉치나
2004-10-19 김정욱
여당, 민주당에 러브콜
지난 5월 말,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대연합론’을 제기했다. 이에 문희상 의원(59·경기 의정부시 갑)은 현재 ‘열린우리당의 불안한 과반수 의석’을 얘기하면서 “민주당과의 자연스러운 합당”가능성을 시사해 정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지난 8월초에는 노 대통령이 전남지역방문에서 “우리당과 민주당은 따로 있지만 이 시대의 민주적 개혁노선은 같이 하고 있다”며 ‘개혁노선의 동반자’임을 강조, 민주당과의 협력을 주창하는 러브콜을 보냈다.요즘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의 입지가 처음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민주당과 합당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돼 왔다. 특히 당과 청와대간의 다리역할을 하고 있는 문 의원이 합당론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문 의원의 발언은 최근 열린우리당 수뇌부 일각에서 제기된 ‘불안한 과반석’론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의원의 발언은 단순히 개인적인 견해는 아니라는 것이 지배적인 해석이다. 한 예로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내년 재보선에서 과반수 여당을 해야 한다는 자세로 정국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현재 열린우리당의 의석수는 지역구 의원 128명, 비례대표 의원 23명으로 총 151석이다. 민주당의 의석수는 지역구 의원 5명, 비례대표 의원 4명으로 총 9석이다. 과반수 의석 보다 1석을 더 차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내년 재보선에 실패할 경우 어렵게 이룬 ‘여대야소’국면이 깨진다. 이렇게 될 경우 여당은 국정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하고 있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의 9석을 모두 끌어들여야만 안정적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합당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공식적인 반응은 조심스럽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합당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없었다”며 “민주당과는 앙금부터 푸는 관계개선부터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해 합당론이 언제든지 공식적으로 제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지난달 23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구속 중 지병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권노갑 민주당 전고문을 문병, 위로하고 4년만에 화해를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 장관의 권 전고문 방문은 양당(민주, 우리)화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