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11월을 조심하라”
연예가 ‘11월 괴담’ 확산
2008-11-12 윤지환 기자
매년 11월만 되면 연예계는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연예가 ‘11월 괴담’ 때문이다. ‘11월 괴담’은 11월만 되면 연예가에 사건사고가 줄지어 터지는 일종의 징크스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징크스는 올해도 연예계를 할퀴고 지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그 징후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1월로 들어서자마자 연예계에 사고가 연이어 터져 연예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S 괴담’, ‘아이돌 괴담’ 등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나같이 연예인들에게 큰 불행이 닥친다는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어떤 괴담들이 있고 그 괴담들의 내용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봤다.
올해 11월 괴담의 검은 그림자는 가수 문희준을 제일 먼저 덮쳤다.
문희준은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선을 변경하던 도중 문희준의 차량을 뒤차가 들이받고 문희준의 차량이 앞 차량과 충돌하는 등 총 4중 충돌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인터넷 S괴담의 진실
다행히 차량이 속도를 내지 않아 부상자는 없었다. 문희준을 비롯해 사고 당사자들은 이번 추돌사고를 보험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튿날인 5일엔 톱 아이돌그룹 멤버 탑(21. 본명 최승현)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탑은 이날 오후 1시경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병원에 입원했다. 탑이 의식 불명에 빠진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속사 측은 과로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탑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실려 왔으며, 체내 알코올 수치가 상당히 높고 수면제 계열의 약을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언론매체는 이에 대해 탑이 자살시도를 했다고 보도하는 등 탑의 자살시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 언론매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탑은 그동안 우울증에 시달렸고 생일인 지난 4일 우울증 약을 대거 복용해 실신했다는 것이다.
자살시도 진위여부를 떠나 연예계에 이 같은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자 이를 ‘11월 괴담’의 시작이라며 수군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최근엔 11월 괴담에 이어 S괴담까지 등장했다.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S괴담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름에 S자가 들어가는 연예인들이 죽거나 다친다는 것. 이는 어느 유명 무속인이 예언한 것으로 이미 그 예언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 근거로 올해 사망한 연예인들을 들고 있다. 올해 사망한 연예인은 터틀맨<임성훈>, 김민수, 이언<박상민>, 안재환<안광성>, 최진실 등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이름에는 모두 S자가 들어가 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어떤 이들은 올해 연예인 5명 정도가 죽을 것이라는 예언이 이미 나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한편에선 S자가 들어간 연예인들은 모두 위험하다는 예언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식으로 괴담은 돌고 돌면서 살이 붙어 날이 갈수록 그럴듯하게 포장되고 있다.
S괴담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는 정확히 밝혀진바 없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소문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한 무속인이 모 방송국의 인기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인들이 운세를 점쳤다. 이 자리에서 “이름에 S자 들어가는 무명가수가 자살하면서 이름에 S자 들어가는 연예인들을 모두 (저승으로)데려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괴담에 따르면 이 무명가수는 자살한 탤런트 A씨로 그는 전에 앨범을 한 장 낸 적이 있다는데 이 사실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무속인이 누구인지, 실제로 이런 예언을 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실체가 없는 루머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11월 초부터 두 건의 사건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11월 괴담과 S괴담은 동일선상에 놓인 채 계속 몸집을 불리고 있다. 또 올해 11월 괴담은 아이돌 그룹을 겨냥하고 있다. 괴담에 따르면 아이돌 그룹에 안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괴담은 물론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 하지만 혹시 모를 사건에 휘말릴지 않을까 연예계 관계자들, 특히 아이돌 그룹 관계자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괴담이라는 게 근거도 없다.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연예계 각종 사건사고들을 유독 11월에 특정짓는 일종의 습관인 것 같다”며 “그래도 11월 괴담이 자꾸 도니까 연예인들 사이에선 11월에는 조심해야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월 괴담’은 주로 11월에 유난히 많은 사건 사고가 연예계에 발생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괴담의 시작은 지난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부터 20여 년 간 11월엔 큰 사건 사고가 연이어졌다.
85년 당시 가수 김정호 폐결핵을 시작으로 87년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또 90년 김현식 간경화 사망, 95년 '듀스'의 김성재 의문사, 99년 김성찬 말라리아 사망 등 80부터 지금까지 매년 11월마다 큰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괴담은 2000년도에도 계속됐다. 2000년 11월에는 탤런트 송영창이 원조교제혐의로 구속됐고 김승우-이미연 이혼, 클론 강원래 교통사고에 이어 백지영 비디오 사건까지 터졌다.
11월 아이돌 그룹 조심
2001년 11월엔 황수정이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됐고, 가수 싸이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체포됐다. 2003년 11월엔 톱스타 고현정이 이혼했고, 2005년 11월엔 배우 송강호와 가수 전진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됐다. 그리고 같은달 은방울 자매의 박애경이 위암으로 사망했으며, 가수 신정환이 불법 카지노 바에 있다가 경찰에 연행된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2006년은 권상우와 김태촌의 갈등설로 뜨겁게 달궈졌고, 2007년 11월엔 박철-옥소리 부부의 이혼과 가수 아이비가 전 남자친구로부터 협박당하는 사건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