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귀족계 ‘다복회’ 갈수록 태산
계주 잠적 계원들 집단행동 할까?
2008-11-11 윤지환 기자
계주가 잠적하는 바람에 1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된 강남 부유층 계모임 '다복회' 사건이 대형 사기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 7일 계원들은 윤씨가 운영하는 도곡동의 W식당에 모여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은 윤씨가 나타나기로 한 마지막 날이다. 하지만 계원들 사이에선 이미 회의적인 분위기가 깔려있다. 윤씨가 피해액을 배상하기 힘들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또 계주 윤모(51ㆍ여)씨는 이른바 '귀족 마케팅 방식'을 회원모집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강남 일대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윤씨는 이 때 알게 된 연예인, 고위층 인사 부인 등을 전면에 내세워 2001년 '다복회'를 만들었다.
윤씨는 모임에 유명 연예인을 참여시켜 신뢰도를 높이고, 금색으로 ‘다복회’라고 적힌 빨간색 수첩을 나눠 줬다. 이런 귀족 마케팅은 성공을 거둬 빨간색 수첩은 강남의 부유층 여성 사이에서 '귀족의 상징'으로 통했다.
윤씨는 신입 회원을 기존 회원의 추천에 의해서만 받아들이고 점 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이 때문에 회원들 3~4명은 친했지만 다른 회원들은 윤씨 외에 잘 알지 못했다.
다복회는 크게 낙찰계와 번호계로 운영됐다. 받을 돈을 경매방식으로 적어내는 낙찰계의 경우 앞 순번은 주로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갔고, 수익률이 높은 후순위는 주로 공직자 부인들에게 돌아갔다.
한 공직자 부인은 26개월간 6000여만원을 내고 1억원을 타간 것으로 알려졌다. 번호계는 정해진 순번에 따라 불입액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다복회는 지난해부터 일부 사채업자들이 신입 회원으로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 피해자는 "윤씨가 잠적한 것은 사채업자 때문인 것 같다. 사채업자 계원이 곗돈을 내지 않자, 이를 윤씨가 다시 사채를 끌어 막으면서 일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