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회장, 부동산 투기바람 책임 없나?
동양최대 영상문화복합단지 조성 잡소문 무성
2008-10-29 윤지환 기자
이수만 회장이 이끄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영상문화복합단지 조성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SM은 경북 문경의 영상문화복합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동북아 최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그 부지만도 1200만㎡에 달한다. 예상비용은 2조6000억원이다. 문경시는 이 단지가 완성될 경우 이지역 경제가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사업계획이 발표되자 벌써부터 문경지역의 땅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부지 주변은 투기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는 게 지역주민들이 전언이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가 소리만 요란할 뿐 정확한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단지 조성사업을 놓고 오락가락하다 사업자체가 무산될 경우 오히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경시는 2007년 8월 17일 경북도청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SM컨소시엄(대표 이수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경 영상문화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문경시와 SM컨소시엄은 1단계로 가은읍에 99만1736㎡ 규모로 영상제작 스튜디오 등이 포함된 종합영상테마파크단지를 조성한다. 이어 2~3단계 사업으로 스타 전용 휴양단지와 영상제작단지, 건강레저단지, 일반인 주거단지, 영상쇼핑타운 등을 세워 아시아 최고의 관광복합 레저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날 문경시와 SM컨소시엄은 이해 9월 본 협약을 체결, 연내 착공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총 소요자금 2조6000억원은 SM컨소시엄을 통해 민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문경시는 영상문화복합단지가 조성되면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고 컴퓨터그래픽 등 후반작업까지 마칠 수 있게 돼 ‘한국의 할리우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사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여러 요인으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한 컨소시엄이 사실상 분열됐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2007년 착공계획 난항
당초 이 사업을 위해 SM컨소시엄에 들어간 사업자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을 포함해 강제규 감독, 김종학 PD, 이세종 크리스탈 매니지먼트 대표이사, (주)대우건설, (주)벽산건설, 농협중앙회, (주)시공테크, (주)다올 부동산신탁 등이었다. 이 중 지금 남아 있는 사업자는 SM과 이수만 회장 그리고 이세종 대표뿐이다. 나머지 사업자는 참여가 모두 불투명하다.
문경시청의 박시복(혁신정책기획단 전략사업2팀) 팀장은 “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M스튜디오시티’라는 SPC(특수목적회사)를 세우고 사업을 계속 추진 중이다”며 “SM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업체들 중 이세종 대표, 이수만 대표, SM엔터테인먼트만 이 회사에 들어가 있다. 그렇다고 컨소시엄에 있던 업체들이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는 건 아니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M스튜디오에서 꾸준히 접촉하고 있으니 대부분 참여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문경에 ‘한국의 할리우드’를 건설하는 것 자체가 현실성 없는 사업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경북지역 신문의 한 관계자는 문경시에서 이번 사업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문경시는 이 사업에 대해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았고 시민들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많다. 주민들은 사업성에 품고 있다”며 “또 예산 수반협약은 시민동의와 의회동의를 거쳐야 함에도 문경시는 이를 건너뛰고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이런 비난여론에 대해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부지도 예상만 하고 있을 뿐이지 확정된 게 없다. 사업성에 대해선 지금 계속 검토하고 있다. 뭔가 확정적인 게 있다면 문제제기를 수용하겠지만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비난에 대해 특별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SM측은 문경 영상복합단지 조성 계획에 대해 투자자를 모집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M의 한 관계자는 “현재 SPC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몇몇 사업자들과는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중"이라며 “사업이 규모가 큰 만큼 준비과정이 다소 길어지고 있다. 문경시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고 투자자들도 긍정적이어서 사업은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수만 회장의 이중 참여에 대해 “그건 회장님 개인의 판단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