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톱스타 배용준 둘러싼 ‘소문의 진실’

배용준 병역면제 사유 옥신각신

2008-10-13     오경섭 기자

한류 톱스타 배용준씨가 ‘장기 대기’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단 보충역(공익근무요원) 대상자로 분류됐다가 이후 ‘장기대기’로 병역이 면제됐다는 주장이다. 병역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전 수사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장기간 소집 대기한 공익근무 대상자에게 병역을 면제해주는 `장기대기 제 2국민역 제도가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여론이 조성되는 가운데 나온 주장이다. 배용준씨 측은 “시력 때문에 면제된 것이라며 장기대기 사유는 루머일 뿐”이라고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국방부 감찰단의 고위 관계자도 “배준씨의 병역면제 사유는 장기 대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시력이 아니라 허리 부위의 질병으로 면제됐다고 밝혔다. 2004년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경찰관계자는 신체 다른 부위의 문제로 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배용준씨의 병역면제 사유와 관련된 주장은 수사 관계자마다 다른 실정이다. 심지어 배용준씨 기획사 관계자도 면제사유에 대한 직답을 피했다. 한류 열풍의 시발점이 된 배용준씨, ‘카더라’식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이 부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배용준씨의 경우 먼저 보충역(공익근무요원) 대상자로 분류된 후, 배씨 복무지역의 보충역 대상자가 적체되는 바람에 장기 대기로 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병역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전직 군 수사 관계자가 털어놓은 말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한류 톱스타 배용준씨는 장기 대기로 병역면제를 받은 셈이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포천·연천)이 최근 병무청을 상대로 요구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공익근무요원 대상자가운데 지난 8년간 2만8653명이 장기대기 사유로 병역의무를 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용준씨의 병역면제 시점은 이보다 빨라 이번 자료에는 누락돼 있다.


군 고위 간부, “국익과 관련되는 사안, 건드릴 수 없었다”

그러나 연예인 병역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국방부 감찰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배용준씨의 면제 사유는 ‘장기 대기’가 아니었다”며 “배씨는 현역 입영대상이었지만 허리부위 질병 악화로 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장기 대기’로 인한 면제는 영화배우 정우성씨였다”면서 “그는 학력 미달(중졸)로 보충역에 편입됐다가 장기대기로 면제됐다”고 밝혔다. 영화배우 정우성씨는 고등학교(경기상고)를 중퇴한 관계로 보충역(방위병) 판정을 받아 장기대기 하다가 1995년 1월1일 방위소집을 면제받았다.

국방부 감찰단의 고위 관계자는 “당시 배용준씨 수사와 관련 개운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지만 워낙 국익과 관련되는 사안이라 쉽게 건드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연예인 병역 비리의혹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가 밝힌 면제 사유는 신체 다른 부위의 질병이었다. 이 관계자는 “배씨의 면제 사유는 신체00부위의 이상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장혁과 송승헌씨 등과 함께 배용준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시작했지만 병역기피죄의 공소시효(3년)가 이미 지났기 때문에 어차피 기소가 어려운 부분이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연예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배용준씨가 소속돼 있던 기획사의 남자 연예인들 가운데 병역 비리 관련 사례가 유독 많았다”며 “한때 그 기획사에 유망주들이 몰린 것이 병역 면제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들에 대해 배용준씨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배용준씨의 매니저 황모씨는 “워낙 오래전 일이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장기대기는 아니고 시력 때문에 면제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외 나머지 사유는 모두 루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배용준 메니저 “소문에 불과”

또 다른 관계자는 “당시에는 병역자원이 풍부한 관계로 시력으로 면제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배용준씨는 면제 판정 후 라식 수술인가를 받아 어느 정도 시력을 회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용준씨는 한류 열풍을 타고 지난 2004년 6월 ‘BOF 코리아’란 기획사를 직접 설립했는데, 현재 BOF코리아에는 이나영과 이지아, 소지섭, 박예진, 최강희 등 많은 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연예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배용준씨는 공인 중 공인이자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됐다”면서 “갖가지 억측과 소문을 없애기 위해서는 병역 면제와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병역면제 의혹의 핵심은 장기대기 제도

올 들어 2천명 넘어, 병역 면탈 악용 우려 높아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이 병무청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기대기(4년) 사유로 인해 병역이 면제된 공익근무요원 대상자는 2001년 4273명, 2002년 3398명, 2003년 5957명, 2004년 5328명, 2005년 1089명, 2006년 3588명, 2007년 2793명, 올 들어 지금까지 22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공익근무 대상자 2만8653명중 정상인(신검에서 4급 판정을 받은 일반인)은 1만 759명이고, 후순위 조정자(공익근무대상자중 문신, 자해, 수형, 정신과 판정 사유)는 1만 7507명, 낙도, 원거리 거주자는 351명이었다.

현재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고 공익근무요원가운데 4년차로 소집대기 중인 후순위조정자 등 1708명은 2009년 1월 1일 또 장기대기 사유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김 의원은 “공익근무 대상자 중 일부가 장기대기라는 사유로 병역이 면제가 된다면, 공익근무 소집을 앞둔 대상자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며 “이런 제도를 이용해 병역면탈을 시도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