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비화 담긴 ‘독도의 진실’ 펴보니…

“일본 돈에 매수된 유명인사 있다”

2008-08-27     윤지환 기자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이 ‘독도의 진실’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책 내용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지리, 지형, 국방, 무기, 역사 뿐 아니라 정치비사에 이르기까지 독도관련 모든 것이 총망라돼 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독도를 제대로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책에는 지금까지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은 다양한 독도관련 정보들이 담겨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현대판 친일 매국노에 대한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법학회 교수회의 석종현 수석부회장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 책은 은연중에 학자 중 매국노가 있다는 설을 내 비추고 있는데, 그런 인물이 실존한다면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일”이라며 “학자의 학문적 양심도 돈과 권력에 의해 변질됐던 역사를 상기해 보면 매국노설은 설득력이 있다”고 적었다. 또 석 부회장은 “우리나라도 국제법학자들의 국제적 학술활동에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들 학자들이 알게 모르게 일본의 지원을 받아 현대판 친일학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금부터 ‘독도의 진실’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 책장을 들추어 보자.

‘독도의 진실’ 저자인 정 회장의 서두에 머리말 대신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적어 넣었다.

그가 독도의 진실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99년의 일이다. 우연히 TV를 통해 외무부 직원들의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고 나서부터 독도의 뒤편에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료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그렇게 알게 된 지식과 자료를 바탕으로 ‘독도의 진실’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려 나갔다.


독도는 YS때까지 한국 땅

정 회장은 책에서 “독도는 김영삼 정부 때까지만 해도 우리 땅이었다. 그러나 YS정권 말기 심각한 도전을 받는다. IMF로 인해 우리가 일본에 도움을 구하자 일본이 도움을 주는 대신 독도를 넘기라는 조건을 걸었다”며 “이때 YS의 반응은 단순무식(?)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 안 된다’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이 IMF의 관리체제로 넘어가고 경제가 취약해지자 일본은 1998년 일방적으로 한·일어업협정을 폐기해 버렸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정부의 국토수호 의지에 물음표를 던진다.

정 회장은 “김대중 정부당시 체결된 신 한·일어업협정은 3년마다 갱신하도록 돼 있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모두 지금까지 이 협정을 다시 뜯어 고치치 않고 있다”고 한탄한다.

또 책에서 정 회장은 “우리정부는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해양주권의 50%가 이미 일본에 넘어간 상태”라며 “일본 육상·해상·항공 자위대는 1998년 이오지마에서 독도접수를 위한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 해·공군은 저의 전멸당할 지경”이라고 일본의 압승을 점쳤다.

정 회장은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을 근본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일본 지도층이 대를 이어 독도침탈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어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책에서 “최근 각종 언론의 분석을 보면 일본이 사회교과서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땅’을 명기한 사건을 우리나라 일부 언론은 일본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국면전환용 카드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라고 말한다.


일본 지도층의 뿌리

정 회장은 “후쿠다 총리는 후쿠다 다케오의 아들이다. 후쿠다 다케오는 2차 대전 전쟁 범죄자를 상징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적으로 참배한 최초의 일본 총리였다”며 “전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1970년 후쿠다 다케오의 서생으로 들어간 사실이 있다. 정적이라고 하지만 외부에서 보면 잘 짜여진 극우 집안의 순서 바꾸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를 들으면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기 힘들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할아버지 고이즈미 마타지로는 1920년~1945년까지 중의원 부의장과 체신대신을 지냈다. 그는 태평양전쟁의 원흉인 도조 히데키가 의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만든 익찬정치연맹 소속으로 도조의 전쟁수행을 적극 지원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일본 고위인사들의 선대가 2차대전 당시 일본 군·정계의 고위인사였다. 그 가운데는 전범들도 수없이 많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일본 고위관료들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은 현대판 친일 매국노에 대해서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2006년 일본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의회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타 내 한국의 정, 관, 학계에 뿌린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능동적으로 독도 대책을 펼치려하면 ‘신종 친일 세력들’이 학술을 빙자하고 국제법을 빙자해 방해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또 정 회장은 “이명박 정부를 향한 일본의 로비도 우려스럽다”며 “일본의 로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돈의 위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게다가 일본과 미국은 상상외로 가깝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반미정서를 일본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미 친일 세력들의 움직임이 눈에 보인다고 말한다.

그 예로 해양호텔 건설이 있다. 해양호텔 이야기가 나오자 “해양호텔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구조물 설치는 일본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부분인 만큼 상당 수준의 외교적 마찰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심지어 “일본 내의 극우파의 발언권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어 일본의 대응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학자도 있었다.


현대판 친일세력의 반격

정 회장은 “독도 문제에 대해 일본에 반응하면 안 된다. 일본의 국제 분쟁 지역화 의도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 무조건 침묵해야 한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는 일본이 친일 매국노를 이용해 퍼뜨린 유언비어임에도 여전히 국민들은 혼란 속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도의 진실’책 말미에는 ‘UN의 EZZ 발표 이후의 한일 양국의 독도 일지와 해결책’ 그리고 신한일어업협정문 전문이 담겨 있어 독도 문제에 대한 균형감각을 갖게 한다. 이는 저자의 책이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