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쪼개기’ 감옥사, “방금 출소했는데…”

2014-11-24     홍준철 기자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비운의 정치인으로 남을 전망이다. 역대 대통령을 만든 핵심 참모들 중 감옥에 가지 않은 측근이 없었지만 박 전 차관처럼 별건으로 여러 번 옥고를 치른 인사도 드물기 때문이다.

비슷한 인사가 DJ 비서실장 출신 박지원 의원이 있지만 박 전 차관과 성격이 다르다. DJ정권 2인자로 불리다 정권이 끝난 후 현대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3년 징역형을 받은 게 옥고를 치른 전부다.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모두 빠져나가고 오히려 2007년 사면 복권돼 이듬해 총선에서 당선, 제2의 정치인생을 누리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불법대선자금으로 1년간 감옥을 치렀지만 이후 최고위원, 충남도지사 재선에 이르러 야권 유력한 잠룡으로 부상했다. 반면 박 전 차관은 2012년 5월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1억6478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같은 해 6월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지난해 9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거기에다 올해 5월 만기 출소를 하루 앞두고 원전비리 혐의로 재차 구속돼 추가로 징역 6월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3가지 별건으로 2년6개월을 복역한 셈이다.

문제는 박 전 차관은 또 다른 별건인 자원외교 사업의 ‘몸통’으로 지적되면서 감옥행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자원외교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야당은 이상득 전 의원과 함께 그가 주역으로 간주되는 상황이다.

자원외교에 대한 여권의 국정조사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터라 방패막이도 없는 불운한 처지다. 구속되기 전 19대 총선에서 출마를 시도했지만 경선조차 통과안 되면서 구속된 그다. 이상득-이명박 두 형제의 보좌관까지 지내며 MB정권에서 ‘왕차관’으로 불리던 그가 출소 후 기다리는 것은 야당의 냉엄한 심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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