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내면 교회 재단 자금 대출?...20억 가로챈 대출알선 사기조직 구속

2014-11-04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대형교회 재단의 자금을 대출해주겠다고 꾀어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자산운용사를 위장한 페이퍼컴퍼니를 차려 놓고 대출사기를 벌여온 'J 자산운용' 회장 김모(72)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 자산운용사 부회장 이모(48)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강남구 역삼동에 자산운용 법인을 설립한 다음 '대출금의 1%를 헌금으로 기부하면 대형교회 재단의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대출보증을 해주겠다'고 속여 최모(71)씨 등 모두 5명으로부터 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거나 부동산 신축 등으로 긴급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을 브로커들로부터 소개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종교재단의 자금으로 대출이 되는 것처럼 속이기 위해 특정 종교재단 명의의 계좌를 개설·사용했으며 재단 관계자와 친분이 있는 것처럼 행세했으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했다"며 "강남 일대에 사금융 형태의 대출 알선 사기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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