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양 비디오’ 男주인공 “억울하다!”

‘백지영 동영상’ 진실공방 2라운드

2008-03-13     이수영 기자
인기가수 백지영을 한순간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B양 비디오 사건’이 또다시 여론의 입방아에 올랐다. 7년 전 백지영과의 적나라한 사생활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지명수배 된 매니저 김석완(45·예명 김시원)씨가 최근 미국 LA경찰에 붙잡힌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미 국무부에 범인 인도요청을 한 상태다. 미국에서 미성년자성폭행 등의 혐의로 붙잡힌 김씨는 한국으로 와 처벌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씨는 최근 측근을 통해 ‘백지영 사건’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한국에 돌아올 경우 새로운 진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김씨 측근은 최근 한 스포츠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백지영 비디오를 유출시킨 것은 김씨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측근은 지난해 미국에 건너가 김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동영상 유출 고의 아냐”

그에 따르면 김씨는 동영상 유출혐의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달아난 게 아니다.

김씨는 지인에게 빌린 앨범제작비를 못 갚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미국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 측근은 인터뷰에서 문제의 동영상 유출과정도 간략하게 밝혔다.

김씨는 측근에게 “내가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니다. 후배가 비디오를 가져다주는 과정에서 배달사고가 났다”면서 “백지영과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다 풀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 유출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김씨가 한국으로 압송되는 대로 수사를 다시 할 예정이다.

검찰관계자는 “김씨 체포소식을 접하자마자 미국에 송환요청을 했다. 김씨는 비디오유출혐의뿐 아니라 여권 등 공문서위조혐의도 있다. 한국에 오는 대로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동영상을 유출시킨 장본인으로 김씨를 지목, 2001년 지명수배 했다.


미국서도 ‘미성년자와 성관계’

김씨가 미국 경찰에 붙잡힌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에서 성추문으로 몸살을 앓던 그가 미국에서까지 ‘미성년자 성폭행’이란
중죄를 저지른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오후 2시 50분께 LA코리아타운에 있는 노래방주차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LA경찰 제이슨 리 공보관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신고로 김씨가 노래방으로 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그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미국에서 ‘김시원’ ‘김석진’ 등의 가명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LA경찰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피해자에게 접근,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그가 미국에 머물며 포르노사이트를 운영, 포르노물 프로듀서로 활동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김씨는 미국현지에서 모두 13건에 이르는 성폭력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LA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그는 5건의 아동학대, 5건의 불법성관계, 두 차례에 걸쳐 미성년자 상대의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다.


LA경찰 “김씨 보석 안 돼!”

LA경찰은 김씨에게 5건의 미성년자 성관계혐의를 적용, 10만 달러(약 9천4백만원)의 보석금을 책정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국검찰이 연방법무부를 통해 범인인도요청을 접수, 김씨의 보석금책정은 곧 취소됐다.

이에 따라 월셔경찰서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는 미국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뒤 곧바로 한국정부에 의해 국내로 압송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씨의 형량이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중죄를 저지른 김씨는 최하 7~10년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검찰수사를 받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쪽은 김씨 검거소식에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씨 소속사인 WS엔터테인먼트는 사건과 관련,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힘든 과거를 딛고 어렵게 다시 일어섰다. 이제 와서 사건을 들춰 좋을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씨, 최근에도 백지영에 접근?

한편 김씨 체포소식과 함께 최근까지 그가 백씨에게 접근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년 전 LA공연 때 김씨가 백씨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통화한 사실이 LA교포사회에 퍼진 것이다. 한 현지교포는 최근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사실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백지영이 2년 전 공연 차 LA에 머문 적 있다. 그때 김씨가 백지영에게 전화를 걸어 말다툼을 벌였다”고 말했다.

백씨는 전화를 받은 뒤 매우 흥분, 울면서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그에게 또다시 ‘마음적인 상처’를 줬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교포는 또 “백지영이 불같이 화를 내며 지인들을 뿌리치고 나갔다. 워낙 떠들썩한 다툼이라 뒤늦게 교민사회에 화제가 됐다.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2년 전은 백지영이 발라드 곡 ‘사랑 안 해’로 재기에 막 성공했을 때다. 연예계 일각에선 화려하게 가요계로 돌아온 백씨를 흔들기 위한 김씨의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한때 연인이 ‘인생의 적’으로

2000년 11월 큰 인기를 누리던 백지영의 ‘비디오 사건’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뜨거운 이슈였다.

매니저였던 김씨와 무명시절부터 연인관계로 발전한 백씨는 두 사람의 성관계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밖으로 흘러나가 언론의 뭇매를 맞고 가요계를 떠났다.

문제의 영상이 유출된 경위를 놓고도 ‘매니저의 여가수관리용’ ‘전문해커가 가담한 테러’ 등 설왕설래가 있었다.

2001년 초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와 컴퓨터범죄수사부 등 2개 부서로 넘어갔다. 하지만 김씨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검찰수사는 멈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