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말 많고 탈 많은 제2롯데월드

바닥 균열·천장 금속물 추락… 안전불감증 ‘여전’

2014-11-03     박시은 기자

한 숨 돌리나 했더니 잇따른 사고 ‘아찔’
해명 들어봐도 “불안해”… 정밀검사 요청

[일요서울 | 박시은 기자] 그동안 여러 구설수에 올랐던 제2롯데월드가 또 안전 문제 논란에 휩싸였다. 저층부 전면 개장을 앞두고 제2롯데월드 식당가 통로 바닥에서 균열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이후 전면 개장 첫날에는 천장에서 떨어진 금속물에 협력업체 직원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바닥 균열은 의도된 연출”이며 “천장 낙하 사고는 인테리어 부착물 청소 중 실수로 건드려 떨어진 단순 사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불안의 시선은 여전하다.

지난달 27일 제2롯데월드 식당가 통로 바닥에서 균열 현상이 발견된 후 제2롯데월드 방문객들은 “불안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내세우며 쇼핑을 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안전 문제로 논란이 많았던 만큼 ‘균열 현상이 건물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였다. 방문객들 중 일부는 제2롯데월드 앞에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제2롯데월드는 임시개장 기간 막바지 롯데월드몰 5층과 6층 식당가 통로 바닥에 균열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5층과 6층에는 식당 뿐만 아니라 영화관과 의류매장이 들어서 있다. 대리석 바닥으로 포장된 영화관과 의류매장에서는 균열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콘크리트 위에 마감재를 덧씌운 식당가에서는 균열 현상이 나타났다. 6층 역시 콘크리트 바닥에서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가 조기 개장을 위해 마감을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송파시민연대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바닥에 선명한 균열이 나 있다”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균열이 아니라 디자인”이라고 해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1930년대부터 80년대 서울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한 디자인 콘셉트로 구조적 균열이 아니다”며 “안전 문제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설계 때부터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시멘트 몰탈 시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출했으며, 바닥 윗부분에 투명 코팅 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 “시멘트 양생의 문제일 뿐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말하는 등 통일되지 않은 해명에 정말 연출이 맞냐는 의혹이 계속됐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안전 문제로 논란이 돼왔던 상황에서 굳이 이런 콘셉트를 연출해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송파시민연대 역시 “연출된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균열이 발견된 곳 외에서도 마감 콘크리트들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송파시민연대 관계자는 “단순한 마감재 문제인지 건물 문제인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균열현상만으로 건물의 문제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완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시 긴급점검 나서

전면개장 당일이었던 지난달 30일에는 제2롯데월드 실내에서 떨어지는 금속제 낙하물에 협력업체 직원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4일 임시개장을 기점으로 보름 만에 이 같은 사고들이 연달아 일어나 제2롯데월드 안전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고를 당한 남성은 쇼핑몰동 3층 유리난간을 고정하는 금속 부품이 이마에 떨어져 인근 병원에서 이마 2바늘을 꿰맸다. 해당부품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cm와 8cm 크기로 건물 내부에 수백 개가 달려 있다.

롯데 측은 “유리 난간을 고정하는 금속부품이 청소 도중 떨어졌다”며 “다행히 비껴 맞아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제2롯데월드에 대한 불신만 더 깊어진 모양새다. 연이어 발생한 사고로 불안감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이번 사고가 만약 어린 아이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면 이미 대형 사고가 났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또한 롯데 측이 이번 사고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시와 소방당국, 경찰 측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롯데 측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제2롯데월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롯데의 포부대로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