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으로 얼룩진 방송계
왕자님에서 막장 남편으로… 폭행이 불러온 파경
“말다툼 끝에 선풍기 던져… 지금은 둘 다 반성 중”
우지원부터 서세원 류시원 이성욱 이찬 등 ‘맹비난’
[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방송계가 가정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배우 류시원과 개그맨 서세원이 가정폭력으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전 농구스타 우지원이 가정폭력으로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부싸움 중 홧김에 바닥으로 선풍기를 던졌다는 우지원의 해명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일반 부부싸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최근 방송계에서 잦은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SBS 프로그램에 출연해 애정을 과시한 전 농구스타 우지원(41) 부부가 가정폭력 논란에 휘말렸다. 우지원이 부인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경찰에 따르면 우지원이 지난 25일 새벽 자신의 집에서 부인 이모(36)씨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인과 함께 집에서 술을 마시다 말다툼이 벌어졌고, 우지원이 선풍기를 바닥에 집어던지고 배로 이씨를 한 차례 밀쳤다는 것이다. 이씨는 112에 “남편이 때린다”며 직접 신고했고 처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우지원을 체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을 통해 본 우지원의 가족은 몹시 화목했고, 모두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과거 나의 우상이 아내를 폭행했을 리 없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지속적인 폭행으로 이혼소송까지…
이렇게 사건이 시끄러워지자 우지원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지금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거짓 없이 진실을 말해야 할 것 같아서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우지원의 해명에 따르면 24일 저녁 이씨의 권유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이씨가 지속적으로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우지원의 큰딸이 “엄마 그만 좀 해”라고 말했지만 이씨는 말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참다못한 자신이 선풍기를 바닥에 던졌다는 것이다. 우지원은 “둘 다 조금 취한 상태여서 판단력이 흐려졌던 것 같다”며 “모든 일이 잘 해결됐고 지금은 둘 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우지원의 해명을 들어보면 두 사람의 다툼은 단순한 부부싸움일 뿐 가정폭력으로 보기 어렵다. 직접적으로 아내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커진 이유는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스타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연예인 대표 잉꼬 부부였던 서세원, 서정희 부부가 파경을 맞았다. 당시 서정희는 서세원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후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세원은 “부부싸움을 했을 뿐”이라며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서정희는 직접 서세원에게 당한 폭행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세원이 자신의 목을 졸랐고, 왼쪽 다리를 잡고 그 상태로 바닥에 끌고 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서정희는 꼬리뼈 등 전신에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고 전치 3주 진단을 봤다. 특히 이 폭행 현장이 담긴 CCTV가 공개돼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또 아시아 프린스 류시원 역시 아내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난 5월 부인 조씨가 경찰에 류시원을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조씨는 고소장에서 “류시원이 내 자동차에 GPS를 부착했고, 이를 떼어달라고 하자 뺨과 머리 등을 6차례 폭행했다”고 밝혔다. ‘왕자님’ 류시원이 ‘막장남편’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그런가 하면 2012년 10월에는 1990년대 인기 그룹이었던 R.ef 멤버 출신 이성욱이 전 부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성욱은 자신의 폭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지난 2월 재판부는 이성욱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없는 사실로 과장 보도 언론사 상대 고소하기도
뿐만 아니라 과거 배우 이찬은 결혼식을 올린 지 2주 만에 아내 이민영을 폭행해 파경을 맞은 적이 있었다. 당시 이민영은 눈에 멍이 들고 코를 다친 상태로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04년에는 배우 최진실이 남편 조성민에게 심하게 폭행당한 사실과 함께 병실 모습이 공개돼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렇듯 방송계에 가정폭력으로 인한 부부 파경이 잦다보니 이번 우지원 사건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그러나 우지원에 앞서 피해를 본 사람이 있다. 바로 개그맨 김경민이다.
지난 2012년 모 방송사는 김경민이 딸이 보는 앞에서 아내 이모씨를 폭행하고 목을 졸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미 김경민이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김경민은 대중으로부터 맹비난을 들었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는 등 심한 악플도 달렸다. 그러나 김경민과 아내가 직접 이 사건에 대해 해명해 다툼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폭행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아내 이씨는 “음식 메뉴를 고르다가 남편과 과격하게 싸웠다. 의견이 분분해 흥분하다보니 경찰에 신고했다”며 “애초에 신고한 것은 우리가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씨는 “고집스러운 남편의 성격을 고쳐주고 싶었다. 내 힘으로 되지 않으니까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경민도 “우리 두 사람이 잘못했지만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김경민은 해당 보도를 한 기자와 방송사를 고소했다가 후에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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