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입기자 박 대통령에게 ‘울다 웃은'’사연

“손님 초대해 놓고 주인 또 안나올뻔...”

2014-11-03     홍준철 기자

청와대 출입기자 가족초청 대통령 불참에서 참석으로
청와대 직원 가족초청 행사 대통령 순방중 ‘불참’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박근혜 대통령때문에 울고 웃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청와대 출입기자단 가족 초청 다과회’ 행사에 ‘안주인’ 없이 치를 뻔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월2일 청와대 출입기자 가족 초청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부글부글’ 끓었다. 한 마디로 ‘주인이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놓고 정작 주인이 불참’하는 데에 화가 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불만을 의식한 듯 청와대 비서실에서는 행사 이틀전인 10월31일 "행사에 참석해 식사도 하고 사진도 찍겠다"고 참석 통보 의사를 밝혀 무사히 행사를 치룰 수 있게 됐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이렇게 화난 까닭은 박 대통령이 임기 1년차인 작년 연말에도 청와대 출입기자 가족 초청행사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한 이래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는 뚜렷한 이유 없이 박 대통령이 ‘이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와대 초청 행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행사가 개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는 VIP(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행사를 추진했다가 이틀 전에 대통령이 불참하기로 결정되면서 행사 자체가 취소되는 소동을 빚은 것에 대해 내부 소통의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하기위해 미리 상경했던 일부 가족들이 갑작스런 취소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이에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청와대의 이런 통보에 맞서 ‘행사를 잠정 연기하되 박 대통령이 시간을 맞출 수 있는 날짜로 다시 조정해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하며 사실상 행사를 보이콧한 바 있다.

이후 청와대는 올해 5월달로 잠정 연기했는데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자연스럽게 유야무야됐다. 그러다 11월달 청와대 초청행사가 계획됐는데 재차 박 대통령의 불참이 통보되자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청와대에 정통한 한 인사는 “청와대 출입기자단 가족초청 행사는 역대 정부에서부터 내려오는 청와대의 전통 행사”라며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청와대와 출입기자단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장”이라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실이 다시 청와대 출입기자 간사단에 '참석하겠다'고 밝히면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 출입기자간 화해모드가 조성됐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직 대통령들은 비서실장 주관으로 청와대 출입기자 100여 명과 이들의 배우자, 자녀 등 총 300여 명이 초대돼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고 녹지원 잔디밭에서 만찬을 함께한 바 있다.

한편 11월15일날 청와대 초청 직원 가족행사를 예고해놓고 이날이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잡혀 있어 불참하면서 청와대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통상 청와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족 초청행사의 경우 직원1인당 5명의 가족을 초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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