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사윗감 보게 해줄게!” 시골 할머니 울린 가짜 여승
2008-02-19 이수영 기자
여)씨에 대해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가사를 입고 머리까지 깎아 스님행세를 해온 김씨의 ‘먹잇감’은 순진한 농촌 노인이었다. 김씨는 지난달 8일 전북 진안터미널 부근에서 공모(66·여)씨를 만났다. 비슷한 또래의 ‘여승’과 쉽게 말벗을 했던 공씨가 시집 안 간 딸(31) 걱정을 늘어놓은 게 화근이었다.
김씨는 얼굴에 화색을 띄며 “서울에 좋은 사윗감이 있다. 총각검사의 혼처를 찾던 중이었는데 인연이다”며 공씨의 환심을 샀다.
공씨가 품에서 딸의 사진을 보여주자 김씨의 사기본능은 극에 달했다. “딸의 관상에 액이 끼었다. 조촐하게 굿을 하면 사라지니 내일 굿을 해 주겠다”며 공씨 집에서 하루 묵게 됐다. 다음날 공씨가 굿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간 사이 김씨는 빈집에서 현금 170만원과 패물 등 600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들고 내뺐다.
순박한 농촌인심을 농락한 사건에 경찰은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