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난 나훈아 여인 아니야”
나훈아 잠적 마침내 ‘경찰 출동’
2008-01-23 윤지환 기자
잠적설이 나도는 국민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에 대해 경찰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최근 나훈아를 둘러싼 악성루머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자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서 눈길이 쏠리고 있다. 때 마침 17일 나훈아와 관련됐다는 소문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탤런트 김혜수와 김선아씨가 ‘자신들은 연관성이 없다’며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져 흥미를 더해 준다.
경찰에 따르면 나훈아는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나훈아가 지난 12월 5일 출국해 일본과 싱가포르를 거쳐 아랍에미리트에 머물다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외엔 출국 기록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국내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나훈아가 일본 야쿠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부산의 모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출처불명의 소문이 떠돌자 진상을 조사했으나 그의 입원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진상파악 차원에서 광역수사대 1개 팀을 나훈아가 수술했다는 병원과 그 주변에 보내 탐문수사를 벌였다. 또 나훈아의 건강보험진료기록까지 조회했으나 사실무근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나훈아와 주변 사람들의 진술을 듣기 위해 나훈아의 거주지와 소속기획사 등에 수사관을 파견했다. 하지만 나훈아는 집을 비운지 오래고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나훈아가 도대체 어디 있느냐’고 되묻고 있다.
경찰이 나훈아의 소재와 괴소문에 대해 수사를 벌이는 것은 나훈아 잠적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으로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여자 연예인 2명이 곤욕을 치르는 등 피해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것도 수사에 나서는 배경이다.
아울러 경찰은 문제의 루머를 내사하는 과정에서 이를 퍼뜨린 시중정보지와 인터넷 블로그 작성자명단을 파악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훈아 와병설 사실일까
앞서 본지는 지난 호 신문(714호)을 통해 나훈아의 와병 가능성을 보도한 바 있다.
경찰은 나훈아가 건강이 좋지 않아 공연을 취소했음을 확인했다. 이로써 나훈아의 괴소문 가운데 와병설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괴소문과 관련, 문제의 소지가 있다 보고 나훈아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내사를 벌였다. 결과 소문과는 달리 지병을 치료하느라 공연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해 ‘나훈아 와병설’을 뒷받침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병명을 확인할 수 없다. 치매는 아닌 것 같다. 우리(경찰)는 나훈아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 치료를 했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찰과 나훈아 측근 사이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나훈아의 최측근 은 지난 18일 한 언론을 통해 나훈아를 둘러싼 중병설, 해외도피설, 야쿠자 폭행설 등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밝혀 경찰의 확인을 부정했다.
또 나훈아는 아직까지 직접 나서서 해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제이, 제삼의 피해자가 속출하는 만큼 기자회견도 고려하고 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나훈아의 침묵이 계속될 경우 그를 둘러싼 괴소문은 쉽게 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팬들 “잠적 행각 너무 심하다”
한편 나훈아 팬들은 그의 잠행을 두고 걱정 반 불쾌 반인 반응이다. 나훈아의 20년 팬이라는 한 부산지역 남성은 본지에 전화를 걸어와 “부산을 중심으로 나훈아에 대한 별의 별 소문이 돌고 있다. 나훈아의 팬 입장에서 이런 얘기를 접하면 매우 불쾌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 남성은 이어 “지금 나훈아에 대한 궁금증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도대체 왜 나타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빨리 나타나 팬들에게 속 시원히 잠적 내막을 밝혀 답답한 마음을 가라앉혀 줘야하는 것 아니냐. 나훈아가 신비주의 전략에서 이러는(잠행하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이젠 신비주의가 아니라 신경질주의 수준에 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혜수·김선아 “괴소문 도저히 못 참겠다”
나훈아 잠적을 둘러싼 괴소문과 관련, ‘나훈아의 여자’ K양으로 지목됐던 김혜수, 김선아는 지난 18일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에 두 사람이 입장을 밝히고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예계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그동안 괴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파장이 확대됐을 뿐 아니라 나훈아의 계속되는 잠행으로 소문이 사실화돼 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김선아는 과거 나훈아의 콘서트에 모습을 비췄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입소문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이때 김선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심각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김혜수의 소속사인 싸이더스HQ는 김혜수가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데 대해 “침묵하면 마치 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아 법적으로 대응하려 했으나 그것도 쉽잖았다. 법률자문 결과 블로그는 개인이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고 K란 이니셜을 썼다. 또 판례도 없어 소송이 쉽지 않다면서 좀 더 두고 보자고 해서 침묵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