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기업가정신 41] 다양한 갈등, 원칙과 기본중시로 해결

2014-10-27     김의식 교수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라고는 하지만 문제의 근원을 살펴 올라간다면 조그마한 갈등의 불씨가 커져 일어난 것이다. 회사와 종업원, 수요자와 공급자, 공무원과 시민, 갑과 을의 관계…모두가 지켜야 할 기본을 무시하고 강행한 데서 연유한 참사들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사건, 192명 사망, 148명 부상을 비롯해 올해의 세월호 침몰사건,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로 10명 사망·103명 부상, 서울 송파 버스 질주 추돌 사고로 19명의 사상자, 고양시 종합버스 터미널 화재로, 사망자 6명 사망,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 참사로 21명 사망, 22사단 임병장의 총기 난사사건으로 5명이 사망, 7명 부상 , 판교 공연 환풍구 추락사건으로 사망 16명, 부상11명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참으로 회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일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미비는 정치.경제.사회적 손실로 이어져서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팽배해 가는 갈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양한 배경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서 일어나는 각종사고 이로 인한 갈등, 이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고의 불씨가 되고 있는 갈등이란 무엇인가? 갈등이란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자.

갈(葛)은 칡을, 등(藤)은 등나무를 뜻하는 한자로 흔히 일이 까다롭게 뒤얽히어 풀기 어려울 때 '갈등'(葛藤)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두 나무의 줄기 모습에서 비롯되었다. 등나무 줄기는 오른쪽으로, 칡은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므로 이 두 식물이 한 곳에서 만나면 서로 먼저 감아 올라가려 하기 때문에 일이 뒤엉키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러 심어 놓은 나무를 감고 올라가 피해를 입힌다고 해서 골치 아픈 존재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갈등이라고 무심코 지나쳐 버리면 나중에 많은 화를 자초하게 되는 것이 위의 각종 참사에서 얻은 교훈일 것이다. 갈등을 관리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둔다면 많은 비용과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한다. 갈등관계에 놓이게 되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고 상처 주는 것만큼 자신도 괴롭게 되어 우리 모두에게 손실을 주는 것이다. 문제는 갈등과 분쟁은 당사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상대방 또는 집단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며,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가 하면, 상호협력의 가능성을 방해한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심포지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가 OECD국가 중 2위로 이에 따른 경제손실은 약 연간 최대 246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OECD 27개국 중 4번째로 심각했던 2009년 연구 결과보다도 더 악화된 것이다. 매우 높은 사회갈등지수와 신뢰의 부족 현상은 제2의 도약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됨을 여실히 보여 주는 수치라 하겠다.

갈등을 초기에 해결하지 않은 채로 방치한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며 ‘바늘 바람 , 황소 바람’,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 꼴’,‘소탐대실’이 되고 만다. 작은 화의 불씨가 커져 큰 화를 자초하게 되어 개인이나 조직의 발전은 저해될 수밖에 없다. 즉 갈등은 국가나, 사회나, 기업, 집단이나, 가정이냐를 막론하고 공통된 문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우리가 선택할 필수 불가결한 문제다. 갈등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해 조직에 상처를 내는데, 상처를 잘못 관리하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지만 잘 대응 하면 면역력이 생겨 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에 조직 행동론을 연구 하는 학자들 사이에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제 초기에 일어나는 갈등을 잘 관리하여 문제의 근원이 되는 불씨를 사전 제거해야 하는 예방책을 강구하여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때이다.

이제 너도 나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 기업들의 모토는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에서 찾고 있다. 최고경영자층을 ‘고객, 종업원 , 주주에게 봉사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경영자층의 평가를 인사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CEO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기능의 분업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CEO기능을 나누어 수행하는 다양한 CEO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고객· 종업원·주주에게 ‘덕망 있는’ 경영자를 우대하겠다고 한다. CEO는 앞으로 CVO(최고비전책임자)는 기업의 향후 진로와 비전을 기획총괄하면서 종업원들과 사회에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도 이제 달라져야 할 때다. 성적위주의 평가체제를 개선하고 인간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시도를 모두 공감하고 있다. 퍽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자 교육의 목적인 홍익인간의 정신에는 조화와 상생, 평화, 복지, 민주주의, 공정, 양심, 힐링 등이 담겨 있다. 교육도 기본으로 돌아가 아이들 저마다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교육이 정착되어야 할 때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로버트 퓰리움(Robert Fulghum)이 말한 “나는 상상력이 지식보다 강하다는 것을 믿는다. 신화는 역사보다 강력하고, 꿈은 사실보다 강하며, 희망은 경험보다 한 수 위이며, 웃음이 슬픔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묘약이며,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안다.”는 그의 메시지를 환영한다. 모두가 기본적인 가치에서 비롯되는 행복의 법칙에서 배우도록 하는 것들이다. 이것은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한다.

유치원에서 흔하게 배우는 '삶의 진수'가 무엇보다 유용한 인생의 지혜가 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청소년 자살률 세계1위, 낙태율 세계1위, 이혼율 1위, 저출산율 1위, 교통사고 사망율 1위…우울한 대한민국도 이제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네덜란드가 배출한 세계적인 축구감독 히딩크도 보통학교에 다니다가 축구에 소질이 발견되어 축구선수로 발탁,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히딩크 감독은 인문계 중고등학교나 대학을 나오지는 않았지만, 영어를 비롯한 몇 개 국어를 구사한다. 네덜란드가 기본을 충실히 하는 건강한 교육제도로 건강한 사회를 만든 좋은 예를 배울수 있게 되길 바란다. 학교교육부터 인성교육에서 출발 하자는 슬로건이 잘 실천되길 희망한다.

창조경제 실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기본을 소홀히 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고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라도 원칙을 중시하고 기본을 철저히 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희망한다.

<김의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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