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혁신경영 결실

글로벌 40대 브랜드 첫 진입

2014-10-27     이범희 기자

제네시스·엑센트·아반떼·스포티지 동급 1위 달성
K9판매 6만달러선 돌파…미국 프리미엄 시장 석권

현대차, 글로벌 40대 브랜드 첫 진입…상승률 1위
기아차, 업계 최고 상승폭 성장하며 74위 등극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현대기아차의 아성이 뜨겁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제는 당당히 품질과 브랜드로 승부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시장에 처음으로 신형 제네시스를 선보였다.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에 앞서 사전계약에 돌입하자마자 하루 만에 3500대가 계약되고 출시 보름 만에 누적 계약대수 1만1000여 대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지난 4월 초 신형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가격이 갑작스레 국내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판매법인(HMA)이 발표한 신형 제네시스의 가격은 3만8000달러(1050원 기준, 한화 약 3990만원)에서 5만1500달러(한화 약 5410만원) 수준으로 결정돼, 기본형으로 비교 시 국내 판매가격보다 약 1500만원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로 인해 한국의 소비자가와 미국의 MSRP를 단순 비교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외에서 국내와 차별해 낮은 가격에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는 미국과 국내의 판매가 결정 구조나 세금 제도 등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오해’다. 자세히 따져보면 오히려 실질적으로는 국내보다 미국에서의 판매가격이 약 100만원 이상 더 높이 책정된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에서의 판매가에는 판매원가에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세라는 3가지의 세금이 포함돼 있다.
개별소비세는 배기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880cc의 제네시스에는 판매원가의 6%가 부과되고, 교육세는 개별소비세의 30%, 부가세는 판매원가에 위의 2가지 금액이 더해진 금액의 10%가 부과된다.

결국 이러한 세금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미국판매가격 (MSRP) 개념으로 환산해서 볼 경우 제네시스3.8 익스클루시브 2WD의 가격은 4646만 원으로 미국에서의 판매가와 차이가 650만 원 정도로 줄어든다.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가는 오히려 국내 판매가 보다 약 110만 원 정도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구형 제네시스 대비 약 8% 높은 가격을 책정해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제값 받기’에 더욱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는 과거 미국 시장에서 ‘가치에 비하면 싼 가격의 차’로 인식돼 ‘밸류 포 머니(Value for money)’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얻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가 그저 가격 경쟁력만 갖춘 차가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이 뛰어난 차로 인정받고 있다.

1986년 엑셀 수출을 통해 미국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세계 각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던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선언 이후 급격한 품질 혁신을 통해 자동차 역사가 수십년 앞 선 일본차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유럽 명차 및 미국 브랜드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08년 6월 미국에 첫 진출 직후인 2009년 1월에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바 있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인 준중형급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2012년 ‘북미 올해의 차’를 시작으로 ▲‘캐나다 올해의 차’ ▲’남아공 올해의 차’ 등 주요 시장에서 ‘올해의 차’를 휩쓰는 등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브랜드 경영 결실

또한 현대차는 지난해 4월 미국 진출 약 27년 만에 누적 판매 800만대를 돌파해 이제 곧 천만대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주류 메이커로 올라섰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볼륨카인 아반떼와 쏘나타는 각각 지난해 4월과 6월 미국 시장 누적판매 200만대를 돌파했다. 이미 세계 유수의 프리미엄 메이커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고급차 시장에서도 2008년 제네시스를 선보이면서 연착륙에 성공, 진출 6년여만에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모든 자사의 모든 기술력이 투입되는 대형 세단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격상시켰으며, 수익성이 높은 고급차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경영실적 개선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자동차 기업들의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다른 지역에서의 호평과 실적 개선에 밑바탕이 됐다.

현대차는 최근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있다.

과거 ‘밸류 포 머니’에서 이제는 현대차의 모든 고객들이 기대 이상의 프리미엄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이자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으로 일본, 미국은 물론, 유럽 명차들과도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의 브랜드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05년 국내 자동차 기업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100위 안에 진입했다. 지난해 4월에는 43위를 기록, 역대 최초로 50위 안에 진입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기아차 또한 지난해에 이어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선정됐다.

기아자동차㈜는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14)’에서 전년대비 15% 상승한 53억 9600만 달러(약 6조 5백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전체 순위 74위에 올랐다.

상품 호평 이어가

이번에 발표된 글로벌 100대 브랜드의 평균 브랜드가치 성장률은 6.7%로 조사된 가운데, 기아차는 7.5%의 성장률을 기록한 BMW, 7.6%의 성장률을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 등을 성장률에서 제치고 전년비 14.6%의 성장을 달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기아차가 기록한 74위는 지난해 기록했던 83위보다 9계단 상승한 것으로 닛산과 함께 자동차 업계에서 최고의 순위 상승폭을 보이며, 전체 브랜드 순위 70위권에 최초로 진입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기아차는 지난 2007년 ‘디자인경영’을 선포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12년에 처음으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에도 높은 성장세로 2007년 브랜드 가치 평가액 9억불에서 7년 만에 480%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뤄냈다.

이러한 기아차의 성과는 ▲부단히 추진해온 품질경영과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디자인 경영, ▲ 2011년부터 대대적으로 추진해온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등의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The Power to Surprise(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설정하고 전세계 모든 고객접점에서 이를 효과적이고 일관되게 구현하기 위해 제품개발, 광고 및 영업·서비스 등 대고객 활동측면의 혁신을 추진해왔다.

2009년 이후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이 반영된 신차를 대부분의 라인업에서 출시하며 ▲레드닷, IDEA 어워드, iF 디자인상 등 세계 메이저 디자인 상을 다수 수상했고 ▲제이디파워, 컨슈머리포트 등 주요 시장 조사 기관으로부터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14년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에서 지난해 보다 2개단 상승한 일반브랜드 부문 3위를 기록하며 최상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기아차의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을 청각, 후각, 미각, 시각, 촉각 등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에 담아 전달하는 ‘오감 마케팅’ 활동을 진행, 고객들과 감성적인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기아차는 2012년부터 ‘A Different Beat(또 다른 박동)’라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하며 Vibrant(활력이 넘치는), Distinctive(눈에 띄게 탁월한), Reliable(믿음직스러운) 등의 핵심요소를 중심으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젊고 ▲우수한 디자인에 ▲즐겁고 활력을 주는 ▲믿음직스러운 기업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아차는 올해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의 공식 후원사로 활동한 것은 물론, FIFA(세계축구연맹), UEFA(유럽축구연맹), 美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美 NBA(미국 프로농구협회),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후원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아차 관계자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달려온 기아차의 노력이 전세계 고객에게 인정받은 결과라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마케팅 활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더욱더 뛰어난 상품성과 기대를 뛰어넘는 고객 만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브랜드 관계자는 “기아차는 기존의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브랜드이미지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브랜드로 재탄생 하는데 성공하며 선진국과 신흥시장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며 “기아차가 보여준 고객가치 혁신, 친환경 활동, 혁신적인 디자인 및 마케팅 활동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