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김효주, KLPGA 사상 첫 10억 소녀 등극

2014-10-20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효주(19·롯데)가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과 함께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 치웠다. 김효주는 지난 12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골프장(파72·674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해 이정민(22)과 연장전에 들어가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김효주는 4승 고지를 밟으면서 상금 1억6000만 원을 받아 KLPGA 투어 사상 첫 상금 10억 원(10억16만1923원)을 돌파했다. 이는 2008년 신지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인 7억6500만 원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여기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상금(약 5억 원)까지 포함할 경우 상금 수입은 더 올라간다.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효주는 전반이 끝났을 때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14번 홀과 1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무섭게 반격을 시작해 17번 홀에서 1타를 줄인데 이어 18번 홀에서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어갔다.

그러나 18번 홀에서 벌어진 연장전은 싱겁게 끝났다. 이정민은 샷이 흔들리면서 보기를 범했고 김효주는 침착하게 파로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김효주는 “우승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다”며 “남은 세 홀이 쉬운 홀이 아니라 끝까지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잘 맞아떨어졌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돈에 대한 가치를 잘 몰라 10억 원이라는 숫자가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 기쁨이 두 배가 됐다”고 말했다.

계속된 대회 출전으로 부상을 겪고 있는 김효주는 “아킬레스건이 다시 아팠다. 상태는 안 좋은 편”이라면서도 “남은 KLPGA 투어는 다 나갈 것 같다.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김효주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괴물 신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온갖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아마추어였던 2012년에는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 오픈’,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대만여자프로골프 투어 ‘스윙잉스커츠 오픈’ 우승 등 한 시즌에 3개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석권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10월 프로로 전향한 뒤 12월 KLPGA 투어 ‘현대차 차이나 여자 오픈’에서 프로데뷔 2개월 11일 만에 최단 기간 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김효주는 올 시즌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L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기회가 되면 한국 대회에도 최대한 많이 참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