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혁 원장의 생활 속 한의학] 생활 속 작은 지혜로 건선 고통 확 줄여요!

2014-10-13     이진혁 원장

건선이란 은백색의 인설이 피부를 덮으면서 홍반이 유발되는 염증성 피부질환을 말한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피부면역세포의 잘못된 반응 작용으로 인해 각질세포가 과다생성된 것이 주요한 병리기전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건선은 요즘 같은 가을 환절기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인설과 홍반은 물론 가려움증마저 심해진다. 차고 건조한 기후 탓에 피부수분이 줄어들면서 피부건조화가 진행되고 면역기능마저 저하된 것이 원인이다. 이 때문에 이 시기 건선환자들은 저마다 악화방지를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건선관리방법의 일환으로 비교적 손쉬운 생활치료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건선을 호전시킬 수 있는 천연의 치료제가 존재하며 단순한 방법으로도 피부건강을 지킬 수 있는 노하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건선환자를 위한 생활의 발견인 셈이다.

그 방법 중에 하나로 우선 자외선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자외선은 피부암과 노화를 유발하고 미용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건선환자에게 사정이 좀 다르다. 자외선 B(UV-B)의 311nm 부근의 파장이 건선의 증식을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건선환자의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현재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치료도 건선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더구나 자외선은 비타민D 생성을 도와 체내 칼슘섭취를 높이는 등 이로운 점이 있다.

다만 그렇다고 너무 과도하게 자외선에 노출되면 역으로 피부노화를 촉진하고 일광화상 같은 역효과만 유발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광욕을 한다면 하루 10분 안팎으로 햇빛을 받거나 실외활동을 평소보다 자주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공원이나 산으로 캠핑이나 산책을 가는 것도 훌륭한 건선관리법 중 하나다. 특히 편백나무나 침엽수가 많이 서식하는 곳을 추천한다. 바로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성분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테르펜이라는 물질로 구성돼 있는데 말초혈관을 강화하고 체내 항염 작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더구나 이러한 약리작용 외에도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기능까지 밝혀져 의료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톤치드가 풍부할 때는 여름부터 가을 중순까지로 요즘 같은 시기에 숲을 찾으면 그 효과를 더욱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높은 산 중턱 부근에서 복식호흡이나 삼림욕을 즐기는 것이 좋겠다.

이 밖에도 산이나 수풀의 맑은 공기는 체내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액을 정화시켜 건강증진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 숲 속의 흙에는 마이코박테리움 백케이(Mycobacterium vaccae)라는 천연 박테리아가 있어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건선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선 실내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18~20℃ 정도를, 습도는 5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외부와의 온도차가 심할 경우 자칫 혈관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해 건선병변의 홍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때 습도조절을 위해 가습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화분이나 식물을 실내에서 기르는 것도 좋다. 식물은 증발산 작용을 통해 잎에서 물 분자를 공기 중으로 배출한다. 이러한 작용은 실내가 건조할수록 더욱 활발해지는데 가습기만큼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식물의 수분흡수과정에서 부유 중인 실내 먼지나 세균, 오염물질 등이 제거되며 잎에서 수분이 방출될 때 음이온도 발생한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 실내에 숯을 배치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지혜만 빌려도 건강증진효과를 볼 수 있다. 올 가을 건선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우보한의원 이진혁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