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제시카 파문…탈퇴냐 퇴출이냐 [진실공방]

2014-10-06     이지혜 기자

제시카 “소녀시대 그만 둘 생각 해본 적 없어”
소녀시대 “‘내 인생 찾겠다’고 먼저 입장 밝혀”

[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국내 최정상 9인조 걸그룹 소녀시대가 위기를 맞았다. 멤버 제시카를 둘러싼 퇴출 논란 때문이다. 제시카는 일방적인 퇴출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소속사는 본인의 의사에 의한 탈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혼과 사업으로 인해 제시카 스스로 소녀시대 탈퇴를 원했다는 것이다. 이에 제시카 측은 사업·결혼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여론은 제시카에게 이미 등을 돌렸다.

2007년 싱글 앨범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걸그룹 소녀시대. 2009년 미니앨범 ‘gee’가 대박난 이후 5년째 국내 최정상 걸그룹 자리를 굳게 지켰던 소녀시대가 위기를 맞았다. 데뷔 7년 만에 멤버 불화와 퇴출설에 휘말린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제시카가 있다.

일방적인 통보냐 본인의 선택이냐

제시카가 지난 30일 자신의 웨이보(중국SNS)에 ‘소녀시대에서 퇴출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이번 사태가 시작됐다. 이날 제시카는 “회사와 8명으로부터 오늘부로 더 이상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니다 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정당치 않은 이유로 이런 통보를 받아서 매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댓글을 통해 “당신들은 내가 사랑하는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내 진실을 알 가치가 있다”며 “난 깊은 슬픔을 느꼈고 내가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았다”고 적었다.

갑작스런 제시카의 퇴출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을 물론 누리꾼들도 당황했다. 소녀시대의 인기멤버인 제시카를 이유 없이 퇴출할 리가 없기 때문에 웨이보가 해킹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제시카의 탈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SM 측은 “올 봄 제시카가 본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앞으로 한 장의 앨범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며 “그러나 최근 소녀시대 활동에 대한 우선순위 및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조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시카가 패션 관련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속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당사는 8인 체제의 소녀시대 활동을 당초보다 앞당기는 것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의 설명에 따르면 제시카가 소녀시대 탈퇴를 원했다는 것이다. 제시카가 본인의 주장대로 일방적인 퇴출을 당한 것인지 아니면 먼저 탈퇴를 원한 것인지가 이번 사태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처음 제시카의 웨이보 글 발표 이후 일었던 ‘제시카 동정론’은 이때부터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이에 제시카는 다음날인 지난 1일 홍보대행사를 통해 자신의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제시카는 “지난 8월초 사업을 시작할 때까지 소속사로부터 사업병행에 대한 동의와 허락을 받았고 멤버들로부터도 축하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사업 시작 한 달 만인 9월초 멤버들은 돌연 입장을 바꾸고 회의를 소집했으며, 그 이후 정당한 이유 없이 사업을 그만두든지, 소녀시대를 떠나든지 양자택일 하라는 요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소녀시대 멤버가 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일이었고 이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다”며 본인 의사로 인한 탈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렇게 제시카와 소속사 측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제시하면서 이번 사태는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는 듯 했다. 그러나 제시카가 올 초부터 ‘결혼 하고 싶다’며 소녀시대 탈퇴를 원했고, 사업 때문에 소녀시대 활동에 소홀했다는 지인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상황은 제시카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5월에 홍콩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제시카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론은 제시카로부터 등을 돌렸다.

‘5월 결혼설’ ‘사업 불화’ 원인은 어디에?

그렇다면 제시카가 소녀시대를 탈퇴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시카는 사업을 시작하자 멤버들의 태도가 변했다고 주장한 반면, 소속사는 제시카가 사업 때문에 소녀시대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반박했다. 공통적인 이유는 바로 ‘사업’이다.

제시카는 지난 8월 패션 브랜드 ‘블랑(blanc)’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블랑은 선글라스를 비롯한 액세서리, 의류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국내뿐 아니라 홍콩, 마카오,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에 매장을 가지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나온 소녀시대 측근 인터뷰에 따르면 제시카는 먼저 올 초에 “결혼하고 싶다. 회사와 이야기 중”이라고 말을 꺼냈고, 7월에도 “더 이상 (소녀시대를) 못할 것 같다. 아쉽지만 내 인생을 찾겠다”고 말했다. 결국 제시카와 SM은 내년 초 발매될 앨범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제시카는 사업으로 인한 개인 스케줄 때문에 소녀시대 활동에 전념하지 못했다. 사업을 결혼 후 진행하는 줄 알고 있던 소녀시대 멤버들은 제시카에게 활동 종료 후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로 인해 여러 번 회의를 진행하던 중 제시카는 돌연 뉴욕으로 떠났고 결국 멤버들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제시카는 “소녀시대 활동을 우선시 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이는 여론에 의해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대중은 소녀시대의 손을 들어줬다.

갈등의 핵심 제시카의 남자 타일러 권

‘소녀시대 8인’과 제시카 사이의 갈등에는 제시카의 연인 타일러 권이 껴있다. 소녀시대 측근은 제시카의 스케줄에 항상 타일러 권이 동행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인 사업, 유학, 결혼 등도 모두 타일러 권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일까.

재미교포 금융맨인 타일러 권은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뉴욕에 본사를 둔 코리델 캐피탈 파트너스의 연예 사업부에서 CEO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소녀시대 멤버 효연의 전 연인과 친구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효연과 그녀의 전 연인, 그리고 타일러 권 3명이 함께 홍콩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파파라치에 찍힌 적이 있다. 타일러 권과 제시카는 효연을 통해 만남을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제시카의 사업도 타일러 권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타일러 권은 제시카의 스케줄에 자주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 이를 증명해 준다. 심지어 퇴출설이 시작된 지난달 29일 오전 함께 귀국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제시카가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는 타일러 권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제시카 이전에 홍콩 유명 여배우와 동거하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스캔들 메이커’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제시카와 타일러 권의 5월 결혼설에 대해서도 타일러 권은 “나는 올해든 내년이든 아직 결혼할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어찌됐든 제시카는 7년간 함께한 동료의 손을 놓고 연인의 손을 잡았다. 이제 20대 중후반으로 접어들 제시카로서는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이제는 그 선택을 돌이킬 수 없다. 본인의 인생에서 최고의 일이었다는 소녀시대를 등지고 떠난 제시카. 그의 앞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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