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와 소녀시대의 결별 이유...브랜드 런칭ㆍ결혼설 내막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25)가 팀을 떠났다. 하지만 매니지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은 이어간다.
SM은 30일 "올봄 제시카가 본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앞으로 한 장의 앨범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제시카가 팀을 먼저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이다. "제시카의 갑작스러운 이야기에도 당사자와 소녀시대 멤버들은 소녀시대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고 고민해 왔다"며 소녀시대 9인 체제가 깨진데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하지만 제시카는 팀에서 퇴출당했다고 했다. 그녀는 30일 오전 중국 SNS 웨이보에 "다가오는 공식 스케줄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었으나 회사와 8명으로부터 '오늘부로 더는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알렸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시카가 최근 패션 브랜드 '블랑'을 론칭한 것과 꾸준히 제기된 결혼설이다.
'블랑'은 선글라스, 향수 등을 취급하는 패션브랜드로 이미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제시카의 이름값을 등에 업고 핫한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던 제시카는 최근 이 사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M과 소녀시대 나머지 멤버 8명에게는 그리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팀 활동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제시카 한 사람의 이미지가 아닌 소녀시대 그룹 자체의 이미지가 브랜드에 투영된다. 제시카의 개인 사업인데 소녀시대 전체의 명성이 이용되는 셈이니 팀원 일이라도 마냥 환영할 수는 없는 일이다.
SM 역시 "최근 소녀시대 활동에 대한 우선순위 및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조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시카가 패션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속적인 논의에도 도저히 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시카는 그러나 "소녀시대 활동을 우선시하며 적극적으로 전념하고 있는데 정당치 않은 이유로 이런 통보를 받아서 매우 당혹스럽다"고 억울해 했다.
재미교포 금융업계 종사자 타일러 권과 결혼설도 양측의 갈등이 심화된 이유로 알려졌다. SM은 열애설이 터질 때마다 부인했지만, 연예계에서는 실제 두 사람을 '공식 커플'로 인정하고 있다. 제시카가 나오는 공식 석상에 타일러 권의 모습이 노출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최근 중국 미디어는 결혼설까지 보도했다. 실제 내년에 결혼한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게다가 '블랑'에 대한 투자금을 유치해준 사람이 타일러 권이라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SM이 더는 제시카를 '방어'해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연예계의 중론이었다.
또다시 고개를 드는 의문이 있다. SM의 '제시카가 올봄에 팀 자퇴 의사를 밝혔다'는 발언을 사실로 믿는다면 반년이 지난 지금 제시카가 왜 '소녀시대' 활동에 다시 적극적이 됐냐는 점이다.
올해 발표한 소녀시대 정규 4집이 생각만큼 파괴력이 크지 않았지만, 소녀시대는 여전히 국내 걸그룹 중 톱이다. 연말에 일본 투어, 월드 팬 미팅 투어를 돌 정도로 한류그룹으로 영향력도 여전하다. 제시카로서는 솔로 활동, 팀 활동을 놓고 저울질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차가운 외모에 숨겨진 의외의 귀염성으로 팀 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축에 속한 제시카지만, 소녀시대라는 브랜드까지 버릴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SM은 그러나 소녀시대 '8인 체제'를 굳혔다. SM은 "8인 체제의 소녀시대 활동을 애초보다 앞당기는 것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 발표 시점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시카 본인의 시각으로 이날 새벽에 글이 게재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SM 내 제시카의 솔로 활동은 가능할지 의문이다. 아직 양측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제시카가 보컬 능력이 있어 솔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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