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적십자사 총재, 김성주 성주그룹회장 내정...'보은인사' 논란 확산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대한적십자사는 24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김성주(58·여) 성주그룹 회장을 차기 총재로 선출했다.
김성주 총재는 대한적십자사 명예총재인 박근혜 대통령의 인준을 거쳐 10월 8일 28대 총재로 취임하게 되며 임기는 3년이다. 그는 역대 최연소 대한적십자사 총재이자 두번째 여성 총재다. 기업인으로 역시 처음이다.
김 총재는 국내 에너지기업인 대성그룹의 막내딸로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그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영국 런던 정경대 대학원에서 사회학·국제정치학·경제학 등의 학업을 마쳤으며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아버지에게서 3억원을 빌려 1990년 성주인터내셔널을 설립해 그동안 밀수품으로 들여오던 구치, 이브생로랑 등과 같은 명품 브랜드에 라이선스료를 주고 물품을 공식 수입하는 패션 유통업을 하다 2005년 독일 MCM사를 인수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스위스 다보스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지도자 100인으로 지명됐고 2004년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주목할 만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했다. 세계은행 홍보대사를 맡는 등 해외에서 더 지명도가 높다. 또한 연 수입의 30%를 사회에 기부하는 등 '가치있게 돈 잘 쓰는 기업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12년에는 유엔 DNA(Decide Now Act) 회의가 선정한 '가장 창의적인 비전을 가진 101명의 리더'에 선정됐으며 지난 5월 전문직여성세계연맹(BPW) 글로벌여성리더십상을 수상했다.
김 총재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 월드비전 이사 등을 역임하고 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1905년 10월27일 고종 황제 칙령 제47호의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이념에 따라 설립됐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인 1949년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이 공포되면서 현재의 조직이 구성됐다.
이후 1950년 6·25 전쟁 후 피난민 구호활동 등을 진행했으며 1994년 성수대교 붕괴현장 및 서울 마포 가스폭발 사고 현장,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 등에 수천명의 구호요원이 파견돼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해왔다.
현재 대한적십자사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사업은 혈액관리 사업이다. 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회봉사사업과 수해나 화재 등의 재난구호활동, 국제협력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국제 적십자사 회의에 참석해 한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적십자사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산가족 상봉·대북지원 등)인 만큼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김 총재가 지난 대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란 점에서 '보은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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