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II ] 팜므 파탈 오인혜, 연기 변신은 내 운명

2014-09-22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파격적인 빨간드레스로 신고식을 톡톡히 치른 배우 오인혜(31)가 팜므 파탈(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악녀)을 연기해 데뷔 5년 만에 일반 대중들 앞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간 아트영화를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여전히 다양한 연기 변신에 목말라 있다. 한껏 물오른 미모만큼 미래가 더 기대되는 오인혜의 매력을 만나봤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 다소곳이 얼굴을 내민 오인혜는 [일요서울]을 만난 자리에서 “데뷔하고 나서 1년에 2편 정도씩 꾸준히 연기를 해왔다”며 “주로 아트영화여서 일반분들이 잘 모르시겠지만 늘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여전히 그는 아트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모처럼 상업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었다. 영화 ‘설계’에서 주인공 세희(신은경 분)의 심복인 민영 역할을 맡은 오인혜는 험악한 사채 시장에서 욕망을 키우며 더 큰 꿈 키워가는 반전의 아이콘을 담당했다.

그는 “후반부 신은경 선배님을 압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 감정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이 연습했다”면서 “어느 순간 저에게서 악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발견해 놀랬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늘 촬영 현장이 즐겁다는 오인혜는 “촬영 현장이 좋아서 힘든 것도 다 겪어 내는 것 같다”며 “이번 작품에서 신은경 선배님의 남다른 눈빛과 철저한 준비를 보면서 많이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신은경 선배님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정을 잡을 때나 NG가 났을 때도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의 눈치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선배님이 촬영 내내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인혜는 앞으로 다양한 연기 모습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싶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그러면서 “대중들에게 친근하고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은데 쉽지 않다”며 “지금은 연기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많은 감독분들과 영화관계자 분들이 저에게 모험을 해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에 욕심내지 않는다”며 “오로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자주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오인혜는 “지금은 섹시한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보통 여배우는 신비롭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신비로움과는 반대되는 친숙한, 또는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면서 “그간 독특한 역할을 맡아오면서 생긴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평범한 역할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대답했다.

인혜는 그간 응원해주신 분들을 위해 좀 더 대중적인 작품으로 자주 만나 뵙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자의 시작이 부산영화제였는데 그때부터 생긴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신다. 그간 대중적인 영화를 하지 않아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번 영화에 대해서도 가장 먼저 축하해 주셨다”며 “대중적인 작품으로 찾아뵙는 게 팬들에게 할 수 있는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점차 연기 선배님들처럼 올라서는 날까지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오인혜는 “아직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작품 열심히 찍었고 어떤 작품보다도 선배님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부족한 점이 보여도 이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여러 작품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todida@ilyoseoul.co.kr 
<사진촬영=송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