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 "제발 살려달라" 읍소
[일요서울ㅣ정치팀] "꼭 도와달라. 살려달라."
문희상(5선·경기 의정부 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일성은 간절했다.
문 고문은 이날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빛나는 60년 전통을 이어받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이 누란지위(累卵之危·알을 쌓아놓은 듯 매우 위태로운 상황)와 백척간두(百尺竿頭·높은 장대 위에 선 극도로 어려운 상황)처럼 매우 어렵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곤 “강력한 야당이 있어야 대통령과 여당이 바로 설 수 있다”며 이렇게 호소했다.
문 고문이 위기 수습을 위해 구원등판에 나선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해 1월에도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5개월 뒤 김한길 대표에게 바통을 넘긴 뒤 1년4개월 만의 재등판이다.
2005년 열린우리당 당의장까지 포함하면 당 대표는 세 번째다. 당이 어려울 때 문 고문이 자주 호출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얼굴은 장비, 꾀는 조조’로 통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으로 계획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생각이다.”
-처음엔 비대위원장을 고사했는데.
“전부 당이 어렵다고 하니…. 내가 남은 여력이 있다면 쓰러지더라도 빗질이라도 하려고. 난 기진맥진해서 할 수 있는 동력이 상실됐다고 생각해 계속 안 한다고 했는데…. 이것도 운명인가 봐.”
-비대위 구성 방향과 기준은.
“없다. 이제 할 거다.”
-당직 인선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문 고문은 노무현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친노 인사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한화갑 연대를 성사시켜 이인제 대세론을 깨뜨리는 데 공을 세웠다. 국회부의장도 역임했다. 그러나 1980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줄곧 동교동계로 정치를 해 계파색깔이 옅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지난해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무난하게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