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미얀마 성형ㆍ접대설 진실공방

"가슴수술까지 박았다" VS "음반제작 조건 접대 요구"

2014-09-05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미인대회 우승 왕관을 들고 잠적했던 미스 미얀마 메이 타 테 아웅(16)이 지난 2일 “한국에서 성형수술과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행사를 둘러싸고 파문이 일고 있다.
아웅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미스 아시아퍼시픽월드 2014’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우승 자격을 박탈당했다. 주최 측은 아웅이 거짓말을 했고 왕관을 들고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행사주최 측과 아웅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아웅이 들고 간 '2억' 왕관, 스와로브스키 제작

주최 측 "사과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 취할 것"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아웅이 국내를 떠난 것은 성형외과에서 가슴수술을 받고 회복치료를 받는 과정이던 지난 27일이었다. 아웅은 2일 기자회견에서 “가슴 수술 절대 받지 않았지만,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 더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는데 주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아웅은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가슴수술을 받고 1주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이후 그녀는 주최 측에 아무런 말도 없이 왕관과 함께 성형외과에서 사라졌고 주최 측은 병원으로부터 이야기를 전달 받고 그녀의 도주 사실을 알게 됐다. 아웅이 들고 간 왕관은 스와로브스키에서 제작한 것으로 약 2억 원 정도 가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형, 본인·엄마 선택”
성상납 제의한 이 밝혀라

아웅이 병원을 떠나 미얀마로 간 이유는 뭘까.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주최 측이 나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게 했고 가슴 확대 수술 등 전신 성형을 강요했다. 재계 인사를 접대하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성형과 접대 등을 강요해 어쩔 수 없이 떠났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주최 측의 말은 다르다.

‘미스 아시아퍼시픽월드’는 가수, 뮤지컬, 영화배우를 꿈꾸는 해외 글로벌 슈퍼 탤런트를 뽑는 국제대회다. 쉽게 말하면 글로벌 오디션 대회다. 우승을 할 경우 부상이 주어지는데 탤런트·방송 쪽 활동을 할 경우 필요한 뷰티, 케어, 성형, 피부 관리는 물론 트레이닝, 보컬 연습을 통해 데뷔 준비를 시켜준다.

성형 문제에서 주최 측은 단호한 입장이다. 아웅이 대회 우승 후 뷰티케어를 하기로 했는데 가슴 부분을 선택했다고 했다. 특히 신체 특징상 키는 크지만 가슴이 없어 본인 동의하에 보호자인 엄마까지 동의를 해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당시 뷰티 케어 제안 시 아웅이 성형에 대한 거부의사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미얀마에서는 성형수술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인데 1000만 원대 고가의 수술을 해주는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주최 측은 아웅의 가슴성형 사실 여부에 대해 병원자료로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아웅이 앨범제작비용을 이유로 성상납을 강요했다는 점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주최 측은 그런 것은 요구할 수도 없고 한국에 와서 첫날 케이팝 공연 보고, 자고, 그 다음날 바로 KTX 타고 부산에 와서 상담하고 입원을 했다. 외부인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나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오히려 언제, 누가, 어떻게 이야기를 했는지 분명히 이야기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엄마 체류비

전액 지원 요청

주최 측에 따르면 아웅은 성형외과에 입원해 있는 동안 허무맹랑한 요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웅은 대회가 끝나고 한국에서의 활동 의사를 밝혀 3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기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장기비자를 받아야 해 미얀마로 돌아갔다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아웅이 어머니와 한국에 같이 들어오고 싶다 요청해 주최 측은 관광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파악해 항공권을 제공해 아웅의 엄마를 국내로 들어오게 했다.

하지만 아웅이 성형외과에서 퇴원하기 전날 전화를 해와 어머니가 3개월 동안 한국에 그냥 같이 체류를 했으면 좋겠다며 어머니가 체류를 할 수 있는 모든 비용을 전액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최 측은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고 어머니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하자 다음날 아웅은 엄마와 함께 미얀마로 돌아가 버렸다. 주최 측은 아웅의 도주 이유 중 하나로 앞선 문제들 외에 엄마의 장기체류를 반대하자 이에 반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웅의 기자회견 직후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바로 그녀의 나이다. 원래 아웅의 나이는 만 16세였으나 대회 규정이 만 18세 이상인 것을 알고 실제 나이를 숨긴 채 대회에 지원했다는 점이다.

거짓 나이 지원도
주최 측이 시켰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아웅은 기자회견을 통해 “주최 측이 나이를 속이도록 했다”고 주장했으나 주최 측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인도계 미얀마인 아웅은 미얀마 현지 디렉터가 싱가포르에서 선발·추천해 이번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현지 디렉터도 아웅과 불협화음이 생겨 중도에 그만 뒀기 때문에 가짜 서류 여부를 알 수 없었고 아웅이 입국한 5월 여권 대조 과정에서 이름과 나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최 측은 사실상 대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상황에서 아웅을 탈락시킬 경우 한·미얀마 우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연령 제한을 만16세 이상으로 개정하고 본인과 협의해 이름도 메이 타테 아웅으로 고쳤다는 것이다.

한편 미얀마 현지사회는 이번 사태로 인해 현지인들의 반한 감정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아웅의 기자회견 주장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최 측도 억울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현재 아웅과 주최 측 모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다툼은 결국 법정으로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freeore@ilyoseoul.co.kr